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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밸류업 수혜주들, 2차 반등 시점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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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04. 02. 18:10

지난달 금융·비금융지주사 주가 약세
반도체 산업 회복세에 투자 수요 분산
최종 가이드라인 5월 후 2차 랠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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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국내 증시를 휘어잡았던 기업 밸류업 수혜주들이 최근 다소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 PBR주로 분류돼 왔던 금융·비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지난 3월 한 달간 비교적 약세를 보인 것이다.

밸류업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들고 지주사들의 배당락일이 2월 말 집중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빠져나간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최근 업황 회복으로 주목받고 있는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에선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확정안이 발표되는 시점인 5월에 다시 한 번 2차 랠리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동안(2월29일~3월29일)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과 메리츠금융 주가는 각각 3.9%, 1.7% 떨어졌다. KB금융, 신한지주, JB금융의 경우 0.3%, 5.6%, 9.4% 올랐다. 같은 기간 비금융지주사인 롯데지주(-10.1%), 한화(-8%), SK(-6.9%), LG(-6.6%), 현대차(-7%)도 모두 하락했으며, 삼성물산은 1.1% 소폭 상승했다.
앞서 이들 지주사는 밸류업이 처음 언급됐던 1월 중순(1월17일)부터 2월 말까지 최소 20%에 달하는 상승률을 달성한 바 있다. 밸류업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해당 지주사들의 PBR은 모두 1배 미만으로 시장에서 저평가 주로 인식돼 왔다.

한 달 넘게 치솟았던 지주사들의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게 된 배경은 결국 차익 실현 때문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시간이 갈수록 저하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더구나 배당락일(배당을 받을 권리가 사라진 날)이 2월 말에 몰리면서, 3월 동안 배당을 목적으로 매수했던 세력들이 빠져나간 영향도 컸다.

최근 반도체 산업 회복세가 가시화되자, 관련주로 투자 수요가 분산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우량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달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3조653억원, 8450억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외국인 순매수액은 지난 2월(2317억원)보다 1200% 넘게 증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이 부족하다는 실망감에 저 PBR 종목의 상승 추진력이 사그라든 상태"라며 "외국인들이 밸류업 보다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 중심으로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밸류업 수혜주들에 대한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로 예상되는 금리인하 시점이 확실해지고 밸류업 최종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충분히 2차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관련주는 3월 동안 조정을 받았으나 조정 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며 "5월 가이드라인 확정안 발표 시점이 2차 랠리의 시작으로, 올해 내내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또한 수혜주로 주목받던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역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은 결국 기업들의 주주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실적이 잘 나오면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주가 반등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에 입법부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세제 개편·상법 개정·상속세 개선 등)들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총선 결과 역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정부가 밸류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현 정부의 기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당이 다수석을 차지해야 지금의 흐름을 지속해갈 수 있다는 얘기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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