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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의대정원 담화…與 “지지” vs “탈당하라” 제각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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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박지은 기자

승인 : 2024. 04. 01. 19:02

초반에 강경 기조로 읽혀서 혼선
부산 연제구 지원 나선 한동훈 비대위원장<YONHAP NO-2656>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부산 연제구 연산역 앞에서 김희정(부산 연제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후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선 "지지"부터 "탈당하라"까지 폭 넓은 반응이 나왔다. 윤 대통령의 담화가 23페이지 분량으로 길었고 의료계와 각을 세우는 발언이 주를 이뤘던데다 '타당하고 합리적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는 대목은 스치듯 지나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며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담화 후 부산 남구에서 박수영 후보 유세를 돕던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방금 대통령께서 의료계 파업 관련 담화 말씀을 하셨다. 여기에 대해 제가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말한다"며 "국민들은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는 것도 바라신다. 저희는 국민이 원하는 그 방향대로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의사 증원은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 해내야 할 정책"이라면서도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라 숫자에 매몰될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당은 증원 숫자를 포함해 정부가 폭넓게 대화하고 협의해서 조속히 국민을 위한 결론을 내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의 국민은 의사 증원 필요하단 점에 공감 하지만 반면에 지금의 상황이 조속 해결되는 것도 바라신다. 저희는 국민이 원하는 그 방향대로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 정부·여당으로서 함께 그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담화를 의대 증원 2000명 고수로 이해했다면, 한 위원장의 발언은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이해되기 충분했다. 하지만 이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의 방점이 '타당하고 합리적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에 찍혀있음이 알려지면서 기조가 달라졌다.

한 위원장은 뒤이어 부산 북구 지원 유세에서 "의료개혁 문제에서 정부도 2000명의 숫자를 고수하지 않고 대화할 거라는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가 국민의힘을 이끈 후에 여러분이 지적하면 안 바꾼 게 있나. 정부든 여당이든 여러분이 마음에 안 들면 (바꾸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정부에 할 말은 하는 여당의 기조를 강조했다.

당내 반응은 더욱 극과 극이다.

경기 성남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은 윤 대통령이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말한 것"이라며 "협의체에서 국민의 뜻을 모아 (의료계) 반발을 사지 않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담화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다고 보는지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정확한 답이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인 윤상현 인천 권역 선거대책위원장도 페이스북에서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조건 없는 의정 대화에 나서라는 것"이라며 "의료 개혁에 대한 정부의 방향은 옳지만 2000명에 얽매이면 대화의 빗장이 열릴 수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험지'로 꼽히는 서울 마포을의 함운경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집중하라"며 탈당을 요구했다.

대전 유성을 이상민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유승민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국민의힘 후보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고생하는 데 완전히 힘 빠지게 만든 담화였다"며 "대통령의 아집과 독선에 상당히 질렸을 국민들이 계실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한 함 후보를 겨냥해 "들어온지 며칠 되었다고 감히 우리가 만든 대통령 당적 이탈(탈당)을 요구하나"라고 훈계했다. 홍 시장은 "근본없이 흘러 다니다가 이 당에 들어와서 주인행세를 하는 것도 모자라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나"라면서 "능력이 안 되어 선거에 밀리면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읍소라도 하라"며 발끈했다.

또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치고 당선되는거 못 봤다"며 "선거 지면 보따리 싸야할 사람들이 선거 이길 생각은 않고 대통령 탓할 생각으로 선거하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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