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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책 재원 마련?” 신한금융, 신한카드 실적 악화 속 배당금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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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4. 02. 14. 18:20

전년比 21% 늘어난 3000억원 규모
지주사 주주환원책 재원 마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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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 자회사 신한카드가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전년 대비 21% 늘어난 300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에서 전액 출자한 자회사여서, 이 배당금은 신한금융이 받게 된다.

신한카드가 배당을 확대한 건 지주사인 신한금융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자회사의 배당금이 주 수익원인 금융지주의 특성상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회사 배당 규모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달비용 증가, 연체율 상승 등 카드업황 악화로 신한카드의 순이익이 축소된 상황에서 배당금을 늘린 것은 과도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은행계 카드사들이 실적 악화를 이유로 배당 규모를 줄인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주식회사의 배당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실적이 악화된 계열사까지 쥐어짜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476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3104억원으로 1년 전(2566억원)보다 21% 확대된 규모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는 3% 확대된 1조6721억원, 신한라이프는 2% 늘어난 1653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신한은행과 신한라이프도 신한금융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0.7%)과 신한라이프(+5.1%)의 경우 실적이 1년 전보다 개선되면서 배당도 소폭 늘어난 모습인데, 실적이 악화된 신한카드는 오히려 배당금이 21%나 뛰었다. 신한카드의 연간 순이익이 2022년 6414억원에서 지난해 6206억원으로 3.2% 감소한 바 있다.

신한카드는 그동안 순이익 대비 높은 수준의 배당을 진행하면서 신한금융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도 벌어들인 순이익의 50%를 지주사로 올려보내게 된 셈이다.

타 은행계 카드사들이 배당 규모를 대폭 축소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KB국민카드의 경우 7% 축소한 1854억원, 하나카드는 13% 감소한 480억원(중간배당 포함), 우리카드는 46% 줄어든 220억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이들 카드사가 배당을 줄인 건 실적 부진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35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대비 7.3%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는 10.9% 감소한 1710억원, 우리카드는 30.1% 줄어든 12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카드사가 거액 배당을 하면 자체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영업을 확대할 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사의 손실 완충력을 평가하는 레버리지배율 규제 한도는 8배인데, 직전 1년간 배당성향이 30%보다 높은 곳은 7배를 적용한다. 레버리지배율은 자본금 대비 자산비율로, 레버리지배율이 높아지면 영업을 확장하는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이 신한카드의 배당을 늘린 건 주주환원 정책의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을 4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현금, 유보금을 어디에 옮겨놓느냐의 차이"라며 "상황에 맞춰서 진행하는 것으로,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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