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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보, 소상공인 보증 여력 악화···소상공인업계 “법정출연요율 높여야”

지역신보, 소상공인 보증 여력 악화···소상공인업계 “법정출연요율 높여야”

기사승인 2024. 01. 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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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코로나 위기로 지역신보 보증대출 급증
지역신보 기본재산 증가율 미흡···대출 여력 악화
'법정출연요율 상향' 개정안 법사위 계류
법 개정 시 소상공인 6만명 추가 보증
법사위-01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아시아투데이 이병화 기자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위기로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 보증 대출을 급격히 늘렸지만, 보증 재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소상공인 대출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은행의 법정출연요율 상향을 담은 법 개정을 통해 지역신보 보증 여력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5일 취재에 따르면 지역신보의 기본재산 대비 보증잔액 비율을 나타내는 운용배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55배에서 2022년 8.72배로 늘었다. 기본재산 증가액 보다 소상공인에 대한 보증잔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소상공인 대상 보증잔액은 22조원에서 46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기본재산은 3조40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56% 증가에 그쳤다.

해당 기간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로 영업제한과 이동제한 등 위기를 겪으면서 생존을 위해 보증 대출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훈 전국신용보증재단 노조협의회 의장은 "코로나 기간 소상공인들이 생업을 유지하기 위해 보증 대출을 많이 늘렸다. 하지만 지역신보가 소상공인에게 보증할 수 있는 여력인 기본재산은 그만큼 늘지 않으면서 지금은 보증 여력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보증 여력을 보강하지 않으면 지금도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 재도전과 재기 지원이 어렵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업계는 지역신보 보증 여력을 높이기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지역신용보증재단법은 은행의 지역신보 법정출연요율(대출금 대비 출연금의 비율) 상한선을 기업대출금 잔액의 0.1%까지로 규정했지만 시행령에서 절반도 못 미치는 0.04%로 정하고 있다. 이는 신용보증기금 0.225%, 기술보증기금 0.13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은행은 매월 기업 대출 월 평균잔액에 법정출연요율을 곱한 금액을 지역신보에 출연한다. 지역신보는 은행 출연금의 일정배수 이내로 소상공인에 보증을 공급하고 소상공인은 은행에서 대출받는 구조다. 은행은 보증서 담보대출을 통해 위험부담을 낮추고 이자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10년 은행이 지역신보에 출연한 출연금은 2조9879억원이다. 반면 보증부대출 부실로 지역신보가 은행에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금은 같은 기간 5조4209억원으로 은행이 얻은 수익은 약 2조4000억원이다.

이에 현재 지역신보에 대한 금융사의 법정출연요율 상한을 현행 0.1%에서 0.3%로 높이고, 하한을 0.08%로 신설하는 내용의 '지역신용보증재단법 개정안 대안(김경만·이동주 민주당 의원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김효영 소상공인연합회 팀장은 "은행권은 최근 고금리 상황에서 이익을 많이 냈다. 사회적 상생 차원에서 소상공인 대출 여력을 늘리기 위해 지역신보 법정출연요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신용보증재단 노조협의회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 처리를 통해 은행으로부터 추가출연금 1849억원 확보 시 연간 1조8500억원, 약 6만명의 소상공인에 추가 보증공급이 가능하다.

반면 금융위원회와 금융사들은 이 같은 법안에 부정적 입장이다. 코로나19로 늘어난 지역신보 보증잔액이 일시적 현상이기에 법정출연요율에 하한을 두면 정부가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 회의록을 보면 이형주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법정출연요율) 하한을 동의하기는 어렵다"며 "2019년부터 보면 기술보증기금과 지역신보 보증 규모가 비슷했다. 그런데 2023년 11월 지역신보가 기보보다 보증 규모가 2배가 넘는데 이게 항구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이지훈 의장은 "지역신보는 기보나 신보와 달리 중앙정부가 손실보전을 하지 않고, 대위변제액이 급증하고 있어 운용배수 8배라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대비 자영업 비율이 커 신규 창업비율이나 재창업비율이 높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시장은 계속 관심을 갖고 살려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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