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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봐, 이건 1번 점포의 싸움이다”…‘최대면적’ 롯데 VS ‘식품관’ 신세계 VS ‘명품’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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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3. 12. 26. 17:07

롯데百 잠실점 5만평 쇼핑공간 활용 내년 3조원 기대
'3조클럽'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로 신규고객 확보
최단 '1조' 달성 더현대서울, 루이비통 오픈 매출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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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들의 단일 점포 매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이젠 '조'단위 경쟁이다. 단순 쇼핑공간이 아닌 체험 위주로 소비트렌드가 바뀌면서 주력 점포에 더 집중하면서다. 롯데는 잠실점을, 신세계는 강남점을, 현대는 더현대 서울을 서울 '1번 점포'로 내세워 매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이 일찌감치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앞서 가고 있고,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지난해부터 편입된 롯데월드몰의 매출을 동력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2021년 개점해 아직은 신생 점포인 더현대 서울은 최단 기간 '1조 클럽'에 가입하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 중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세계 강남점이 국내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올해 연매출 2조원 후반대가 예상되면서 내년 '3조 클럽'이 유력시 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2021년만 해도 연매출 1조7973억원에 그쳤지만 롯데월드몰을 운영하던 롯데자산개발을 편입시키며 2022년부터 롯데월드몰의 매출까지 더해 단숨에 '2조클럽'에 등극했다. 지난해 연매출 2조5982억원으로 1위인 신세계 강남점과의 격차가 불과 2416억원밖에 나지 않았다. 올해 2조8000억원대 정도가 예상되는 만큼 격차는 비슷할 전망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국내 최대인 영업면적 5만평의 압도적 규모에서 나온다. 백화점에서 명품관인 에비뉴엘, 쇼핑몰인 롯데월드몰로 이어지는 공간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접목시켜 매출 극대화를 끌어올리고 있다. 에비뉴엘 잠실점의 팝업 공간인 '더 크라운'에서는 보테가 베네타를 시작으로 루이비통, 끌로에, IWC, 티파니 등이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여 성과를 냈다. 롯데월드몰 아트리움에서도 올해만 100여개 이상의 브랜드들이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MZ들의 성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마르디메크르디·마뗑킴·아더에러 등 MZ에게 인기 높은 K패션과 노티드·런던 베이글 등 줄서서 먹는 맛집을 들여놓으며 MD콘텐츠도 강화했다. 내년 1월에도 용리단길 맛집으로 통하는 샌프란시스코 가정식 콘셉트의 '쌤쌤쌤(SAM SAM SMA)'의 입점이 예정돼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단순히 맛집을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만 있는 메뉴나 콘셉트 등을 개발해 차별화된 콘텐츠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면서 "1월 입점할 '쌤쌤쌤'도 다른 형태의 매장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내년 완성할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 리뉴얼에 사활을 걸었다. 강남이란 지리적 이점으로 구매 고객 절반 이상이 VIP 고객일 정도로 탄탄한 구매층을 확보하고 있는 신세계 강남점은 다음 타깃을 2030로 정했다. 이미 리뉴얼을 통해 올해부터 2030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영입하면서 올해 강남점 신규 고객 매출의 절반이 20~30대가 차지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약 6000평 규모로 내년 식품관 리뉴얼을 완성해 '맛집'에 진심인 MZ 고객들을 더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의 식음(F&B) 콘텐츠 역량을 총집결해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외 최고의 디저트를 엄선한 스위크파크와 프리미엄 푸드홀이 들어설 예정이며, 업계 최초로 위스키·샴페인 모노숍도 만나볼 수 있다.

이제 개점 3년차인 더현대 서울은 흔히 백화점 매출을 이끄는 명품 3대장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없이도 개점 2년9개월 만에 최단 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저력이 있는 점포다. 유통 불모지인 서울 여의도에서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F&B와 아이돌그룹을 필두로 기존에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팝업매장을 운영하며 MZ들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매출의 60%가 2030들이 주도했다. BTS(3월), 르세라핌(5월), 아이브(6월), ITZY(8월), 블랙핑크(9월) 등 최정상 아이돌 그룹 관련 팝업스토어가 꾸준히 열리며 외국인 MZ까지 가세하며 외국인의 올해(1~11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91.7%나 상승했다.

MZ들의 열렬한 지지에 지난 21일 루이비통 매장까지 오픈하며 다시 성장 동력을 얻었다. 국내에 루이비통 여성 전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오픈한 것은 6년 만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루이비통에 이어 지난해 에르메스를 오픈하며 올해 연매출 2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에·루·샤 매장의 오픈은 백화점 매출에 큰 영향을 준다.

그동안 끊임없이 명품 보강을 해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루이비통 매장이 오픈한 후 맞은 올해(23~25일) 크리스마스 주말 더현대 서울의 해외명품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요일(24~26일)과 비교해 37.6%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점포수가 많은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누가 1위 점포를 가지고 있고 효율적으로 매출을 올리느냐가 경쟁력이다"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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