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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의료용 마약류 도난·분실…범죄 악용 우려

잇따르는 의료용 마약류 도난·분실…범죄 악용 우려

기사승인 2023. 12. 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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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나 의원 등 의료기관 마약류 사고 90%
전문가 "마약 분실 경위 끝까지 추적 후 책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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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
의료기관에서 해마다 마약류 도난 및 분실 사고가 잇따르면서 불법 투약 등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어 마약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부산 금정구)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사고마약류 현황'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사고마약류 건수는 총 1만5915건으로, 이 가운데 불법 투약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도난·분실 사고는 291건(수량 5만7726정)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기관에서의 마약류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병원과 의원 등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분실 및 파손 등의 사고는 1만5924건으로 전체 1만7673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분실한 마약류는 졸피뎀(1만6809정), 옥시코돈(5008정), 메틸페니데이트(965정), 다이제팜(5972정) 등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불법 투약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지난 10월 서울 서초구 한 병원에서 간호사 A씨가 환자 치료를 위해 사용하고 남은 약물(프로포폴)을 폐기하지 않고 몰래 보관한 뒤 스스로에게 투약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마약류를 투약한 뒤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도 최근 5년간 1083명에 이른다.

경찰청에 따르면 마약을 투입한 가해자 1083명 중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자는 715명(66%)이고, 마약 투약자는 213명(19.7%), 대마 투약자는 155명(14.3%)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 제주도 서귀포에서 장기간 식욕억제제를 복용한 여성 A씨가 6중 추돌사고를 냈다.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전쟁 상황이라 시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환각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은 마약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의사가 연루된 마약류 오남용 사건은 아직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의료기관에서 분실된 마약이 범죄로 이어지면서 자칫 2차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류가 분실된 경우 그 경위를 끝까지 추적하고, 엄정한 대응을 해야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마약사고를 낸 업체에도 저장 시설에 CCTV 설치를 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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