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홍수시대 규제 본격화
골프공에 이어 드라이버도 손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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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는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채널이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번 시즌 드라이브 비거리 분석 결과 평균 326.3야드(약 298.1m)로 1위에 올랐다.
불과 20년 전 '마의 300야드'를 훌쩍 넘어 이제는 평균 300m에 바짝 근접했다. 세계랭킹 2위인 매킬로이는 장타를 앞세워 올해 PGA 투어에서 2승을 올렸다. 계속해서 드라이브 비거리 2위는 피터 퀘스트(321.7야드), 3위는 브랜던 매슈스(321.3야드), 4위는 캐머런 챔프(317.9야드), 5위는 니콜라이 호이고르(317.7야드) 순으로 집계됐다. 안병훈(32)은 평균 비거리 315.6야드로 8위에 랭크돼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최소 드라이브 비거리는 브라이언 스튜어드(41·미국)로 시즌 평균 271.5야드(248m)에 그쳤다. 미터로 환산하면 1위 매킬로이보다 50m나 적게 날아간 것이다. 스튜어드는 2010년 PGA 투어에 합류해 2016년 취리히 클래식에서 1승을 거둔 선수다. 짧은 비거리의 영향 탓인지 현재 세계랭킹은 669위로 저조하다.
프로골프 경기에서 50m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최고 무대인 PGA조차 1등과 꼴찌의 격차가 이렇게까지 현저하게 벌어지면서 최근 일고 있는 장타 규제에 대한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년 전에 비해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자 홍수시대의 이면에는 골프공과 드라이버 등 장비 발달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의 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먼저 골프공 성능부터 손보기로 했다. 스윙스피드가 시속 125마일(약 201㎞), 발사각 11도, 백스핀 2200rpm으로 공을 쳤을 때 볼의 거리는 317야드(오차 3야드 허용)를 넘기면 안 된다는 새로운 규정이다. 프로골퍼의 경우 2028년, 아마추어는 2030년부터 적용된다.
나아가 두 기관은 샷 거리를 줄이기 위해 드라이버의 성능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헤드 페이스의 스프링 효과와 넓은 스위트 스팟으로 인해 한층 높아진 관용성에 대해 제한을 두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장타 규제가 현실화하면 골프 흥행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부작용이 해소될 거라는 기대감도 높다. 무엇보다 샷 거리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골프 코스도 점점 더 길어지는 추세다. 이는 환경 파괴와 직결된다. 골프 내적으로는 골프 고유의 아기자기한 매력이 되살아날 걸로 전망된다.
장타 제한 규제에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83·미국)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는 물론 장타 덕을 가장 많이 보는 매킬로이도 찬성하는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