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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의 삼성證, 리스크 줄이고 IB·WM 모두 잡는다

관리의 삼성證, 리스크 줄이고 IB·WM 모두 잡는다

기사승인 2023. 12. 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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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 PF 리스크 낮아도, 부담될 수 있어
조직개편 통해 IPO 담당 ECM팀 3개→4개
고액 자산가 기반, WM 성장세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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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내정자가 '관리의 삼성증권'을 이어 받으면서, 향후 리스크 관리와 함께 기업금융(IB)·자산관리(WM) 부문 수익 향상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내정자가 삼성생명 근무 시절, 금융계열사들을 관리·감독했던 경험들을 토대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각종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증권은 차액결제거래(CFD) 미수금, 부동산 PF 영향으로 부실채권이 2000억원 가량 증가한 바 있다. 외화 유동성 관리 미흡으로 '경영유의'를 받기도 했다. 과거에도 유령주식 사태로 인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던 만큼, 내부통제 리스크에 보다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박 내정자는 리스크 관리에 더해 이익 향상에도 주력할 전망이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올 한해 업계 최상위권의 실적 성과를 낸 만큼, 후임자로서 이를 지속해야 한다는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IB는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기업공개(IPO)를 중심으로 인수 및 자분 수익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WM 부문도 지속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증권사들이 WM 수익 강화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탄탄한 고객층을 보유한 삼성증권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WM 수익과 관련해 이미 대형사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내정자의 내년 경영전략은 고금리, 부동산 PF, 내부통제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IB·WM 부문 수익성 강화다.

리스크 관리는 증권업계 전체가 촉각을 세우고 있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그런 측면에서 업계에선 박 내정자가 삼성생명 근무 시절 미래전략실에 몸 담았던 이력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그룹 전체의 컨트롤타워로서 미래 전략과 리스크 관리 등을 맡는다. 박 내정자는 삼성그룹의 옛 미래전략실 소속인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일했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에는 그 역할을 대신하는 금융경쟁력제고 TF를 전무·부사장 직책으로 4년 간 이끌었다. 이에 리스크 관리에서는 강점을 갖고 있다.

임원 인사에서도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가 드러났다. 이충훈 IB2부분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었는데, IB2 부문은 부동산 PF 및 대체투자를 전담하는 곳이다. 이충훈 부사장은 미래전략실에서 리스크 관리를 담당했으며, 이후 리스크 관리 팀장과 본부장을 역임했다.

삼성증권은 PF 투자를 보수적으로 운영해와 관련 리스크가 낮은 편이만, 부동산 PF 악재가 지속될 경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 삼성증권은 PF 자산 등에서 건전성 저하가 나타나면서 올 3분기 기준 고정이하자산(부실채권) 규모가 2022년 말 대비 약 2000억원 증가했다.

얼마 전에는 삼성증권을 비롯한 6개 증권사들이 금감원으로부터 외화 유동성 관련 리스크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증권사들의 외화 유동성 위기는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는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과거 증권사들의 외화 유동성 사태로 인해 한국은행이 한 차례 금융안정특별대출 등을 실시한 사례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허술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삼성증권이 리스크 관리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금감원이 지적한 외화자금 통할 기능 강화, 유동성 과부족 관리 시스템 정비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올 한해 삼성증권을 영업이익 1위(3분기 누적 기준) 회사로 잘 이끌어왔기에, 박 내정자 입장에선 이익 향상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ECM·DCM 등 인수 및 자문 부문에서도 수익 확보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IPO를 담당하는 ECM팀을 3개에서 4개로 늘리기도 했다.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 대부분이 3개 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증권이 향후 IPO 사업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고액 자산가들 모시기에도 집중한다. 삼성증권은 리테일 기반의 고객층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WM 부문에선 대형사들 중에서 홀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WM수수료 수익은 총 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등은 모두 감소했다. 더구나 자산 1억 이상의 고액자산가 고객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증권이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원래부터 내부통제나 리스크 측면에서 보수적이고 엄격하게 관리를 해왔으며, 이번 인사를 통해 한 층 더 리스크 관리가 강화될 수 있다"라며 "ECM팀을 늘려 IPO와 유상증자 사업에 힘을 실었으며, WM 부문에서도 두꺼운 고객층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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