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선정 과정서 '정량 평가' 전무
투자상품 선정 시 위험정보 확인 절차 미흡
금융감독원, 기관경고 및 과태료 5000만원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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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등의 판매를 결정하면서 자산운용사에 추가적인 리스크 검토를 요청하지 않았고, 라임레포신탁 판매 과정에서는 별도 정량평가 절차를 마련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다만 기업은행은 자산운용사 선정과 관련한 정량적 기준을 내규에 마련하는 등 관련 조치를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제재공시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5일 기업은행에 '금융투자상품 취급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사항 등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기관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하고, 임직원 등 3명에 대해서는 퇴직자 위법 부당사항(주의적 경고·감봉 3월 등)에 상당하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 2020년 6월 8일~7월 29일까지 '환매중단펀드 등의 불완전판매 여부·취급관련 내부 통제 적정 여부'를 부문 검사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사는 지배구조법(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4조 등에 의거해 '내부통제 기준'으로 새 금융상품 개발·판매 관련 업무 절차 등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기업은행은 지난 2016년부터 비이자 수익 증대를 위해 'IBK 복합 점포(WM센터)'를 확대하면서도 금융투자 상품의 도입·판매와 관련한 내부통제 기준은 마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여러 영업점이 2018년 10월 8일~2019년 7월 11일 중 글로벌채권펀드, 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 및 라임레포신탁 등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했다.
특히 '자산운용사 선정 관련 내부통제 기준'이 없었다. 사모펀드 상품 도입 시 투자 자산의 처분·취득 등을 결정하는 자산운용사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지난 2017년 4월 10일 전문사모집합투자업으로 등록한 B자산운용이 관련 업력이 없는 상황에서도 같은 달 21일 사모펀드 위탁판매 계약에 성공했다.
금융투자상품 선정 관련 내부통제 기준도 부재했다. 기업은행은 사모펀드 상품 판매 결정과 관련해 새로운 상품의 투자 구조, 투자 대상 자산의 연체율·부실률 등을 확인하기 위한 심사 기준·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펀드의 투자위험정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제시됐지만 자산운용사에 대한 추가적인 리스크 검토 요청 없이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등에 대한 판매를 개시했다. 또한 약 다섯 달 후 같은 펀드의 구조가 초기 판매 투자 구조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로 변경됐음에도 별도 리스크 검토 없이 총 여덟 차례에 걸쳐 판매를 결정했다.
지난 2019년 6월 25일 라임레포신탁의 판매 과정에서도 내부통제 기준 미흡 문제가 드러났다. 별도의 정량평가 절차 없이 단순히 평가위원들의 '가·부'로만 판매를 결정해 심사를 형식적으로 수행했다는 지적이다.
WM센터·일반영업점을 연계해 금융투자상품 등을 판매하는 '공동관리 판매 프로세스' 운영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발생했다. 예를 들어 PB전용상품의 '투자자성향 분석' 등에 대한 전산 입력 등이 담당자인 WM센터가 아니라 영업점에서도 진행됐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전산 개발을 통해 고객이 있는 곳에서 상담·가입 절차가 마무리 되도록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