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그룹 ‘1호 영업사원’선정 배경은?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그룹 ‘1호 영업사원’선정 배경은?

기사승인 2023. 12. 06. 18: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함 회장, '영업사원'제도 만들어 '순익 강화'메시지 전해
basic_2021
"모두 이호성 대표처럼 영업에 몰두해 우수사원이 되어달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지주 출범 이례 최초로 '우수 영업사원'제도를 만들어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에게 상을 수여했다. 함 회장은 이 대표가 '모범사례가 되어줬다'면서 그를 선정한 배경을 얘기했는데, 정작 상을 받은 이 대표는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하나카드의 성적은 주요 카드사 중에서도 5위다. 올해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가 흥행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실적에 영향을 끼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하나카드의 연체율 또한 은행계 카드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이런 성적표에 '우수 영업사원'이라면서 상을 받았으니, 이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셈이다.

함 회장이 만든 '영업사원'제도를 두고 내부에서 오히려 쉬쉬하는 이유다. 영업력을 칭찬했다기 보다는, 이제는 우수한 성적을 보여달라는 압박으로 읽혀서다. 과거 여러 시중은행장들이 영업 지점장들에게 구두 선물을 했던 것도 '현장에 나가 영업해오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는데, 이번 '영업사원'제도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 회장은 최근 열린 '그룹 출범 18주년 기념식'에서 이 대표를 '영업사원 1호'로 선정했다. 이 자리에서 함 회장은 "이 대표가 조직 구성원들의 모범이 되고, 발로 뛰는 영업력을 보여줬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함 회장의 말 속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다. 먼저 올 초 하나카드에 취임한 이 대표가 은행에서 근무하던 시절, 뛰어난 영업력을 보여온 것은 맞다. 그는 영남영업그룹과 중앙영업그룹장 등을 거쳤을 뿐 아니라 법인 영업을 오래해온 결과, 영남지역 중소기업 CEO들과의 네트워크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인 영업을 위해 직접 현장에 나가 하나카드의 상품 홍보도 도맡아했다는 설명이다. 상고 출신인데다가 30여년간 영업현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이 대표를 두고 내부에서 '리틀 함영주'라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순익이 더 높거나 주력 계열사인 은행이나 캐피탈, 증권 등 다른 계열사가 모두 모여있는 행사에서, 이 대표를 선정한 것은 '앞으로 수익을 더 잘내라'는 의미로 읽힌다. 영업에 이어 순이익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하나카드의 성적표는 하나금융지주 내에서도 난제다. 카드사 순익 기준 4~5위권인 성적표가 수년째 그대로여서다. 카드산업이 하향세를 겪고 있긴 하지만 최근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등으로 고객수를 크게 늘렸고, 우리카드도 미얀마나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선전 중이다. 하나카드가 올해 출시한 '트래블로그'가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올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23%나 감소했다. 연체율은 은행계 카드사 중에서 가장 높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함 회장은 '영업사원'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우회적으로 순익 증대에 힘쓸 것을 주문한 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전 직원들로부터 모범이 되고 탁월한 영업력을 보인 CEO를 선정해 영업사원으로 선정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