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추론·액션 단계까지 기술 도달
스스로 인지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생성형 AI 기반의 '앰비언트 컴퓨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기기 스스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인지해 일을 처리하는 지능형 솔루션이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빅데이터로 쌓아둔 AI가 인간의 직접적인 명령이나 개입 없이도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분석하고 제공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앰비언트 컴퓨팅 기술을 통해 스마트 기기의 역량을 마치 콜센터 직원이 사용자를 도와주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사용자가 기기 작동법을 일일이 학습해야 하는 가사노동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의 앰비언트 컴퓨팅 기술력은 센서를 이용해서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AI 퍼셉션', 추론·계획을 판단하는 'AI 브레인', 액션을 취하는 'AI 액션' 까지 도달했다. 이 3가지 기술을 통해 고객이 평소 에어컨을 이용하는 패턴을 AI가 스스로 판단해 특정 기온에 다다르면 에어컨 전원을 켤지 끌지 먼저 제안하고 최적의 온도와 풍량을 추천하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LG전자는 AI 주택인 '스마트 홈' 을 기반으로 한 앰비언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올해 핵심 전략과제로도 앰비언트 컴퓨팅 플랫폼 구축을 꼽고, AI 원천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50조원에 이르는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해 오는 2030년까지 R&D 투자 25조원 이상, 설비 투자 17조원, 전략 투자 7조원 등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LG전자는 전용 AI 칩 'DQ-C'와 가전 OS(운영체제)도 3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만들었다. 자체 개발 칩·OS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칩·OS를 그대로 제품에 탑재하면 원가가 최소 수십 달러씩 올라가기 때문에 시장에 내놓을 땐 판가가 몇백 달러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LG전자는 교체 주기가 긴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한 '업(UP) 가전'도 선보이고 있다. 업 가전은 오래된 가전을 교체하지 않고도 새 기능을 지속 추가할 수 있는 LG전자만의 자체 서비스다. 앞서 회사는 지난 7월 전작 대비 구매·서비스 제공 방식의 폭을 넓힌 '업 가전 2.0'을 출시하기도 했다.
LG전자가 스마트 홈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의 높은 성장세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76억 달러(약 155조6789억원)에서 오는 2027년 2229억 달러(약 295조759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국내에 거주하는 20~59세 4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홈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스마트홈 가전 보급률은 전년 대비 18.8p(포인트) 늘어난 48.3%로 집계됐다.
LG전자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해서 제품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차별화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며 "기능 중심 제품을 제공하는 회사에서 콘텐츠 중심 맞춤형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