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적 대구 구암동 고분군 304호분은 여러 차례 도굴 등 봉분이 훼손됐다. 이에 따라 복원 정비의 시급성으로 대구 북구청은 문화재 보수정비사업의 일환으로 2023년 9월부터 정밀발굴 조사를 시작해 현재 304호분 외 그 주변 고분인 302·303·305호분도 함께 조사했다.
이번 발굴조사 결과 304호분은 단독분이 아닌 주변 고분과 서로 연접해 축조됐음이 밝혀졌다. 또 4기의 주고분에 6기의 고분이 연접해 있다. 각 고분의 형태는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져 있던 적석석곽분으로 돌을 사용해 시신이 안치될 공간을 만들고 그 위에 봉토 역시 돌로 쌓은 형태이다.
조사에서는 하나의 봉토 내에 주곽과 부곽이 평면 '日자형'으로 배치된 형태가 처음 확인되었는데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구암동 고분군의 무덤 양식이 평면 '11자형'인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앞서 만들어진 무덤에 덧붙여가며 다음 무덤을 만드는 방식(연접축조 방식)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고분의 내부에서는 굽다리접시, 목긴항아리 등의 토기류와 유자이기, 재갈, 철부 등의 금속류 등 250여 점이 출토됐다.
출토유물의 특징과 속성으로 볼 때 고분의 조성 시기는 6세기 전반~중반에 해당하며 기존에 조사된 구암동 고분군 중에서는 제일 늦은 단계로 파악된다고 조사단은 판단하고 있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비록 도굴로 인해 많은 유물이 유실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기존의 발굴성과와 취합해 본다면 구암동 고분군의 학술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 구에서는 발굴조사 후 원형 보존을 위해 봉분 정비 등 후속조치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