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자리 잡았지만…2026년 2월 계약 만료
사회복지사·교사가 목표…희망 꿈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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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9시 25분께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여명학교. 학교 간판 대신 여명학교의 이전을 알리는 현수막을 통해 학교에 도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4년 개교한 여명학교는 서울시 내 탈북민 대안학교 중 유일하게 서울시교육청에 학력 인가를 받은 학교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과 중구 명동의 상가 건물을 거쳐 19년 만에 처음으로 학교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앞서 학교 측은 2019년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일대 부지에 학교 건물을 세우려고 했지만, 탈북 청소년 학교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이사에 실패했다.
길거리에 나앉게 될 위기에 처한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의 도움으로 3년 전 폐교한 서울 강서구 염강초등학교에 지난 9월 새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3년 뒤인 오는 2026년 2월 계약이 만료되면 이곳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조명숙 여명학교 교장은 "우여곡절 끝에 겨우 이곳에 임시로 자리를 잡았지만, 통학 시간이 1시간 넘게 늘어난 학생들도 있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혹시라도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있을까봐 학교 간판을 다는 것 조차 조심스럽다. 현수막을 먼저 걸어본 뒤 분위기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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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19)은 "일반 건물이 아닌 학교로 이사를 오게 돼 축구나 농구 등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어 사회복지학과 전공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A군과 같은 반 친구인 B양도 "(명동에 있던) 이전 시설에 비해 활동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넓어져 너무 좋다"며 "지난해부터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겨 교육학과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여명학교에는 총 83명의 탈북민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학교는 지난주 76명이었던 정원을 100명으로 늘려 수시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조 교장은 "매일 학생들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현재 지내고 있는 건물의 계약 만료 전까지 새로운 터전을 찾아 학생들이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