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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일 CBS라디오에서 "(2호 혁신안을 논의하며) 혁신위원들 간에 지역구에서 얼마나 오래 있어도 되느냐는 내용이 오갔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들과 나눴던 이야기를 일부 소개하며 "지금 구청장도 세 번 이상 못한다. 세 번 (한 지역구에서 출마)하고 지역을 옮기는 것이 어떠냐는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111명 가운데 3선 이상 중진은 31명으로 전체의 27%를 차지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4선, 윤재옥 원내대표는 3선이다. 5선 의원으로는 조경태, 정진석, 서병수, 정우택 의원 등이 포진해있다. '서울 출마' 도전장을 낸 하태경 의원,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 국방위원장 한기호 의원 등은 3선 그룹이다.
인 위원장은 "3선 이상 인기있고 노련한 분은 지역구도 바꿀 수 있다는 옵션을 주자는 것"이라며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 지켜봐 달라"고 했다.
'국회의원의 동일지역구 3연임 초과 출마 제한'은 최근 3년새 두 차례나 정치권에 등장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에서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의 지역구 3연임 초과 출마 제한을 혁신안으로 제시했고, 지난해 6월에는 국민의힘 혁신위 부위원장이었던 조해진 의원도 주장했다.
단 한번도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진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러 차례 논의됐던 주제이나 그 누구도 성공시킨 적이 없다"며 "인요한 혁신위가 이를 국민의힘에 적용한다면 굉장한 혁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이날 오후 9시에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2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혁신위는 두 번째 키워드인 '희생'을 큰 주제로 '기득권 내려놓기' 등 여러 사안을 두고 난상토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 혁신위원은 이날 오전 통화에서 "위원들이 각자의 혁신안을 가지고 자유롭게 논의할 것"이라며 "희생이라는 주제를 두고 기득권 내려놓기 등 차원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위 대변인을 맡은 김경진 혁신위원도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나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등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영남권 중진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국민의힘 현역의원 111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명이 영남 지역구를 뒀다. 이들 중 16명은 3선 이상 중진이다. 인 위원장의 '낙동강 하류세력은 뒷전으로'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할 정도로 영남 의원들의 민심은 흉흉한 상태다. 최근 한 영남권 의원들의 지역모임에서는 "수도권에 출마시키면 무소속으로 출마해 영남을 피바다로 만들겠다"는 발언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