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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일까 교체일까…‘갈림길’ 앞에선 증권사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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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3. 10. 12. 17:51

박정림·김성현 KB, 김상태 신한투자證 대표12월 임기 만료
최현만 미래에셋,장석훈 삼성, 정영채 NH투자證 대표는 내년 3월
“올해도 증시 안좋아···3분기 포함 실적이 중요한 판단 기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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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에 접어들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임기 만료가 두 달 남았다. 이들은 모두 전임 그룹 CEO가 선임한 인사인 만큼, 교체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박정림 사장은 사모펀드 관련 중징계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와 그룹 CEO를 놓고 경쟁을 해온 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실적 개선을 이끌었지만, 사모펀드 관련 징계 이슈가 맞물려 있다.

반면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여전히 업계 1위를 유지하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 유임 가능성이 높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CEO들 중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임기가 올해 12월 끝난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장석훈 삼성증권,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등도 내년 3월 만료한다.

박정림·김성현 KB 대표는 올해로 5년째 KB증권을 함께 이끌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KB증권에서 WM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올해 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불황에서도 WM 실적을 잘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은 WM 금융상품자산 부문에서 올 2분기 기준 47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작년 4분기(44조5000억원)와 올 1분기(45조500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IB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김 대표도 선방 중이다. KB증권은 상반기 동안 주식발행시장(ECM)에서 존재감을 선보이며 롯데케미칼의 유상증자 공동주관을 맡은 것과 더불어, 크고 작은 기업들의 유상증자를 주관하며 거래를 진행했다.

하지만 박대표는 징계 리스크를 안고 있다. 라임펀드 관련 문책경고 징계가 확정될 경우 향후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KB금융 수장이 9년 만에 교체된 것도 변수다. 양종희 내정자가 차기 수장에 오르고 첫 사장단 인사인 만큼 대규모 세대교체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박 대표가 지주에서 부회장급인데다 양 내정자와 회장직을 놓고 경쟁한 이력도 있어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더욱 쏠리는 상황이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도 갈림길에 섰다. 김 대표는 리테일과 WM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올 상반기 기준 위탁수수료와 금융상품 수익은 작년 상반기 대비 각각 2.2%, 31.1% 증가한 1756억원, 532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정작 기대했던 IB 부문 실적은 지난 상반기보다 42.4% 감소한 1006억원을 기록하며 홀로서기에 따른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올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하면서 김 대표는 거취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셈이다. 진 회장은 업계에서 '뼛속까지 신한맨'으로 통하기도 한다. 김 대표 입장에선 '신한맨'도 아니고 강력한 무기였던 IB 실적까지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연임·교체시기를 앞두고 긴장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에 대한 연임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최 대표는 8년째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창업공신이기도 한 최 대표가 미래에셋증권의 수장으로 있으면서 미래에셋증권은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자기자본 10조원 등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 대표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이유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현만 대표의 경우 업계 내에서도 문제가 되거나 안 좋은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라며 "임기 만료까지 별다른 큰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도 지난 6년간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 받으며 장수 CEO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상반기도 전년 동기 대비 34.8% 증가한 509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39.7% 오른 3764억원을 달성해 업계 1위를 수성했다. 부동산 PF와 관련해서도 삼성증권은 보수적으로 운영해 경쟁사 대비 손실 가능성이 낮다. 신용공여 규모는 업계 내에서 높은 수준이지만,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 비중이 낮은 것이 핵심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6년째 실력을 인정받으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창립 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입성하기도 했다. 올해도 NH투자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3%, 52.7% 증가한 2204억원, 1826억원을 달성하면서 정 대표의 실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하지만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함께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중징계 처분은 여전히 연임에 대한 부담 요소로 남아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올해는 주식시장이 안 좋았는데, 그런 측면에서 3분기 포함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명분이 생기면 교체될 수 있겠지만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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