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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잔혹한 인턴’ 라미란 “출산으로 연기 공백…고해라에 공감했죠”

[인터뷰] ‘잔혹한 인턴’ 라미란 “출산으로 연기 공백…고해라에 공감했죠”

기사승인 2023. 09. 2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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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잔혹한 인턴'에서 고해라를 연기한 라미란
출산으로 '경단녀'가 되는 역할...실제 경험 있어 공감
조용히 오래 가는 배우 되고파
티빙_잔혹한인턴_라미란배우_인터뷰 (3)
라미란 /티빙
배우 라미란은 티빙 '잔혹한 인턴'에 깊이 공감하며 연기에 임할 수 있었다. 주인공인 '경단녀(임신·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여성)' 고해라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봤고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작품에 몰입했다.

'잔혹한 인턴'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라미란은 "작품을 할 때마다 아쉬움이 남지만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은 사무실과 가정, 둘로 나뉜 배경 속에서 연기했고 너무나 재밌었다. 고해라라는 인물의 삶을 사는 게 내 삶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라며 소감을 전했다.

라미란이 연기한 고해라는 40대의 경단녀란 이유로 재취업에 계속 실패하다 최지원의 권유로 직급을 낮춰 다시 인턴 생활을 시작하는 인물이다. 라미란은 누구보다 일을 사랑하고 잘 하는 직원이었지만 다시 회사로 돌아왔을 땐 왠지 주눅 드는 고해라의 모습에 깊이 공감을 했다고 전했다.

"저 역시 출산 때문에 2년 정도 공백이 있었어요. 다시 연기를 할 수 있을지 두렵기도 했죠.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1차를 합격한 오디션에서 '아이 낳을 거예요?'라는 질문을 들은 적도 있어요. 물론 어떤 악의를 가지고 한 질문은 아니었겠지만 기분이 참 나빴던 기억이 있어요. 아직은 사회가 더 나아져야 하는 단계인 것 같아요. 과연 만족할 단계가 올까 싶긴 하지만요."

출산으로 2년의 공백을 갖고 라미란이 다시 연기에 발을 디딘 건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였다. 주로 연극 무대에 섰던 라미란에겐 영화 촬영장이 굉장히 낯선 공간이기도 했다. 라미란이 할 수 있었던 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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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라는 밝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인물이에요. 실제로 저는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떠들고 다니긴 했지만 어느 순간 풀이 죽은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해라는 언제나 땅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을 하면서 '이게 뭐라고' '그냥 하면 되지'라는 마인드가 생겼죠."

그럼에도 라미란은 임신과 출산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주변에도 늘 빨리 아이를 낳으라고 한다. 애국을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여자로 태어나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남들이 하는 건 다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는 그래서 배우가 좋아요. 매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잖아요. 너무나 재밌어요. 현실에선 못해보는 것들을 경험해볼 수도 있고요. 물론 임신과 출산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오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바뀌고 인생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또 다른 인생이고 또 다른 삶이거든요."

소소한 조연, 감초 역할을 주로 해오던 라미란은 어느덧 타이틀롤을 당당히 거머쥐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안하고 고민이 많았다.

"저도 한계를 느낄 때가 있어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있는 듯 없는 듯 잘 숨어 있다가, 어디에선가 보이고 그런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부담 없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뭔가를 책임지기보다 옆 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처럼, 친근하고 오래 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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