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부산·경남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 경보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이미 이 지역은 태풍 상륙 전부터 초속 30m의 강풍과 시간당 60mm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부산 북구, 금정구, 강서구, 기장군 총 4곳에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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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한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있다. / 이하 연합뉴스
태풍이 접근하자 부산시는 침수·붕괴 우려 있거나 산사태 우려 지역 등에 거주하는 시민 450여 명을 사전 대피시키고, 대피 안내 문자도 계속해서 발송하고 있다. 산사태 경보 발령 지역의 추가 피해가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토사 유출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부산시에 따르면 오전 10시 23분 북구 대천천 주차장에서부터 금성동 119안전센터까지 토사 유출로 인한 차량 통제 중이다. 오전 9시 21분에는 북구 금곡동 호포방면 도로에 토사 유출과 침수로 인해 1, 2차선 차량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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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쌀재터널 주변에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도로에 쏟아져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까지 태풍 관련 피해 신고는 187건 접수됐다. 오전 3시부터 새벽 시간 내내 큰 나무가 쓰러져 전기가 끊기고, 상가의 지하실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물이 차고, 건물 유리창이 깨져 인도로 떨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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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 식당 유리창이 강풍에 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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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에서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져 있다.
경남에서도 새벽부터 태풍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통영시 북신동 버스정류장이 흔들린다는 신고를 접수해 노끈으로 정류장을 결박했다. 함안에서는 집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했는데, 다행히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라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거제에서는 아파트 벽돌이 떨어져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파손됐다.
불어난 하천에서 주민을 구조하기도 했다. 창원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8시 3분쯤 광려천에서 70대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하천 중간지점에 갇혀 있다가 구조됐다. 할머니는 산책을 나왔다가 하천물이 불어나 건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부산·경남 지역 곳곳에서는 산사태 등을 예방하기 위해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1~4호선 지상 구간과 부산 김해경전철, 동해선 전철은 이날 새벽 첫차부터 운행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