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규모·업종 달라 큰 영향 받지 않을 것"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파두는 2만7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공모가 대비 10.97% 내린 수준이다. 장중 최고 19.4%까지 떨어진 2만5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버행 이슈를 흥행 부진 이유로 꼽았다. 파두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상장주식의 38.92%에 달한다. 주식시장에 대규모 주식 물량이 존재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
당초 시장이 파두에 대한 눈높이를 올렸던 이유는 올해 들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첫 IPO 대어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파두는 올해 초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등극했으며, 예상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에 달했다. 더군다나 올 상반기 동안 IPO 시장에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흥행 훈풍이 분 까닭에 하반기 대어급 기업 상장에 대한 기대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하지만 시장 기대와 달리 파두는 지난달 실시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파두의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경쟁률은 각각 79.75대 1, 362.9대 1로 최근 상장한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파두와 공모가액이 비슷했던 필에너지는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각각 1811.55대 1, 1318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경쟁률이 높지 않음에도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상단인 3만1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시장에선 파두의 흥행 성패를 판단하기 위해선 상장 이후 주가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투자업계에서도 파두의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따라 하반기 대어급 기업 상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SK에코플랜트,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SGI서울보증보험 등이 하반기 상장 예정 대어급 기업들로 꼽힌다.
IB투자업계 관계자는 "파두에 대한 기관당 배정액이 크기 때문에 상장 매매 게시일 날 주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따라 기관 투자자들한테 영향을 미치고, 기관 투자자들이 얼마나 이득을 취하는지에 따라 하반기 상장 준비 중인 대어급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소폭 영향을 미치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상장 예정 대어 기업들은 파두와 비교했을 때, 기업 규모도 차이가 나고 업종도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예단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와 두산로보틱스 측은 "상장 시기에 대해 확정된 구체적인 계획이 없으며, 시장상황을 보고 상장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