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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2년 3개월 만에 최다…건설업계 내 부동산 PF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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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3. 08. 02. 16:50

6월 전국 준공 후 미분양 9399가구…약 80% 지방에 몰려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청약 양극화 짙어진 탓
5대 시중은행 PF 대출 잔액 2년반 새 50%가량 늘어
전문가 "금리·공사비 상승세…당분간 피해 커질 것"
지방 광역시의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
지방 광역시의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1만가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청약 수요가 수도권으로 쏠리면서 지방 분양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악성 미분양' 증가세가 꺾일 줄 모르는 가운데 건설업계 내에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9399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4월(9440가구)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다치다. 특히 이 중 78.8%에 달하는 7404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정부의 잇단 부동산 연착륙 대책으로 청약 문턱이 낮아졌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으로 청약 수요가 대거 집중되면서 지방 청약시장 침체가 가팔라졌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분간 수도권과 지방 간 청약 양극화 현상이 짙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건설업계 내 부동산 PF 자금 경색 공포가 커지고 있다.

통상 건설사들은 브릿지론 및 부동산 PF 등을 통해 공사 자금을 조달한다. 이후 수분양자들에게서 받은 돈으로 PF를 갚아 사업을 운영한다. 미분양 주택이 증가할수록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커지는 구조다. 만약 건설사가 분양 대금을 받지 못하면 자체 자금을 납입해야 해 도산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현재 건설사들은 악성 미분양 주택 증가로 PF 상환에 숨통이 조여진 상황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PF 대출 잔액이 2021년 말 10조9339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6조4238억원으로 50%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건설업계 내 PF 리스크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금리 기조와 공사비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가팔라질 것"이라며 "특히 자금력이 약한 중소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PF 부실화에 따른 타격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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