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등 한우농가 27곳 '저탄소 인증'
조기 출하·에너지 절감시설 적용 효과
농식품부, 백화점 등 연계 판매 지원
내년부터 낙농·양돈 분야 인증제 확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1+등급' 고품질 소고기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어서다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는 생산과정에서 저탄소 축산기술을 적용해 축종별 평균 배출량보다 10% 이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축산 농가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30일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가의 저탄소 생산방식 확산을 통해 축산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무항생제 축산물, 깨끗한 축산농장, HACCP 등을 사전에 지정받은 한우농가 중 전년도 출하 실적(거세우)이 20마리 이상이거나 신청일 기준 사육두수 100마리 이상 그리고 탄소 감축 기술을 1개 이상 도입한 농가를 대상으로 심의했다.
이 결과 최근 저탄소 인증 한우농가 27곳을 선정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들 농가는 조기 출하, 탄소 저감 분뇨처리, 에너지 절감 시설, 도체중 향상 등의 탄소 감축 기술을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축 실적이 우수한 상위 다섯 농가는 조기 출하와 가축분뇨 처리기술 등을 적용해 일반농가 대비 평균 17.2% 온실가스를 줄였다.
또한 지난해 출하한 한우 중 74.5%가 1+이상의 등급을 획득해 일반 농가(65.4%)에 비해 육질도 매우 우수했다.
인증받은 농가 중 '고창청춘한우사업단'이 대표적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 사례이다.
전북 고창지역 21개 한우농가가 참여하는 '고창청춘한우사업단'은 농가 소득 안정화를 목표로 2022년 9월 15일 출범했다.
한우 유전자원 관리 및 축군 개량시스템을 도입해 암소 선발을 특화하는 데 성공했다.
사업단의 창립 원년 농가로 중우농장과 수호농장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4일 만난 전북 고창군 신림면 중우농장의 김문석 대표는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출하일령 단축을 목표로 한우 개량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우수한 번식우를 확보하는 것이 생산원가 절감에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송아지의 혈통 분석, 외형심사, 유전체 검사 등을 토대로 우수 암소 선발을 위한 데이터 구축에 매진했다.
10여 년 노력 결과 우수 암소에서 생산한 송아지는 평균 24개월령에 출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고기 품질 역시 1+등급이 70% 이상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유전자 검사 등 철저한 데이터 구축을 통해 출하 시기를 30개월에서 21개월령까지 낮출 수 있게 됐다"면서 "출하 개월령이 대폭 줄었지만 고기 등급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말했다.
'고창청춘한우사업단'에서 생산하는 한우고기가 고품질이라는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대형유통업체에서도 입점 판매를 권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 소공동, 잠실점 등 롯데백화점 30여 개 지점과 올해 추석에 판매할 24마리(700~750kg)의 출하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또한 관악농협, 서산원예농협, 고창축협명품관 등도 '고창청춘한우사업단'의 대표적인 유통채널이다.
또한 올해 초 홍콩과 수출 관련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15년 전 건설업을 정리하고 귀촌해 부친의 권유로 축산업에 뛰어든 수호농장의 최준수 대표는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는 750여 마리를 사육하는 고창군을 대표하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 한우농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백화점, 농협, 로컬푸드 등과 연계한 저탄소 축산물 판매 계약 지원 등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 농가의 원활한 판로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단체와 협업해 저탄소 축산물 인지도를 제고하고, 농가별 고유 기술을 수록한 사례집을 제작·배포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 한우 외에 낙농, 양돈 분야에도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를 확대하고 탄소중립프로그램 사업과 연계해 저탄소 인증 농가에 대한 탄소중립 직불금 지원도 추진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인증제를 위해 탄소 감축 기술 이행점검 및 소 이력제를 통한 유통관리 등 철저한 사후관리 체계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