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선호하는 주제만 추천
전문가 "韓 저널리즘 퇴행시킬 것"
노출 순위 지정 불투명성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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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가 이용자의 접속을 유도하는 '미끼 상품'이라고도 보는 시각도 많다. 가장 접근성 좋은 곳에, 이용자가 원하는 주제의 기사를 배치해 보여주는 것은 순수하게 뉴스를 전달하기보다는 상업적인 목적의 징검다리 역할로 뉴스를 이용한다는 비판이다. 현재 애플리케이션(앱) 기준으로 첫 화면을 왼쪽으로 밀어 넘기면 곧장 '네이버뉴스'(언론사편집·MY뉴스)로 이동한다.
네이버뉴스에 보여지는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맺은 언론사 87곳으로부터 공급받는다. 매체 분야별로는 종합지(10), 방송·통신(14), 경제지(11), 인터넷매체(8), IT(5), 매거진(14), 전문지(10), 지역(12) 등이다. 콘텐츠 제휴 매체 수는 최근 6~7년새 큰 변화가 없다. 2016~2021년 616개 매체가 네이버에 콘텐츠 제휴를 신청했지만 고작 6곳이 통과됐을 정도로 문턱이 높아서다.
전문가들은 수년간 콘텐츠 제휴 매체 수에는 큰 변화가 없는데, 알고리즘은 고도화되면서 이용자들을 '필터 버블(Filter Bubble)'에 가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용자가 평소 선호하는 주제만 알고리즘이 추천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뉴스 페이지에 배치되는 기사는 AI(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따르는데 이용자가 평소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더 노출시켜 주거나, 비슷한 기사는 한데 묶어 보여주는 식이다.
이화행 동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최근 칼럼에서 "네이버가 언론의 발을 묶어 둔 채 여러 방식으로 뉴스 서비스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왜곡된 생태계가 달라지지 않는 한 뉴스 소비의 획일화와 여론 양극화와 같은 공론의 장 황폐화는 불가피하다"며 "한국 저널리즘을 퇴행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사회처럼 여러 가치관을 살펴야 하는 사안의 경우 점점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에 매몰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주범 중 하나가 알고리즘이라는 데 별로 이견이 없다"며 "알고리즘은 극단 팬덤을 끌어당기는 '갈고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알고리즘은 국민을 진영에 가두고 극단화하는 폐단을 더 키우고 있다. 보수는 더 보수로, 진보는 더 진보로 끌려간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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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정치권에서 뉴스 알고리즘의 불투명성 비판이 나오자 지난달 말 '네이버뉴스 3차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발족했다. 3차 알고리즘 검토 결과는 올해 하반기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 한국언론재단이 발표한 '2022 언론수용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5만8936명 가운데 '포털 뉴스(네이버뉴스 등) 이용률은 92.3%로 나타났는데, 이들 포털뉴스 이용자의 89.7%는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네이버에 게재되는 뉴스는 하루 2만5000여 건, 뉴스 서비스 이용자는 하루 1300만명가량으로 한국언론과 국민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