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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김기현, 충남 공주·청양 수해 지역 방문…“살려줘요” “대통령님이 잘 챙기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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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공주 박지은 기자

승인 : 2023. 07. 17. 13:00

17일 충남 공주, 청양 수해 지역 방문
청양 찾은 김기현 대표<YONHAP NO-2510>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수해를 입은 충남 청양군 청남면 일대를 찾아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충남 공주시 금강 본류와 맞닿아 있는 금강빌라 침수지역. 이곳은 금강 본류는 넘치지 않았지만 갑자기 쏟아진 빗물을 퍼낼 펌핑시설이 없어 저층 주민들이 화를 입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금강빌라 일대를 둘러보고 지역 배수장, 펌핑시설 여부를 살폈다. 김 대표는 "정부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낮은 지대에 있는 펌프는 높은 층으로 옮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날 비가 소강상태에 빠지면서 복구가 시작됐지만 거리 곳곳에는 흙탕물에 젖은 가구와 가전이 가득했다. 충남 공주시, 지역 공무원들은 5일째 현장에 머무르며 피해복구를 돕고 있었다. 국민의힘 지역 청년 당원 20여 명도 전날 금강빌라를 찾아 피해지원 복구를 도왔다.

금강 본류와 맞닿아있는 금강빌라, 금강아파트 일대는 건물 1층과 주차장 차량 대부분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거리 곳곳에 물에 젖은 침대 매트리스, 냉장고, 소파 등이 버려져 있었고, 아파트 1층 화단 밑은 쓸려온 토사가 쌓여 엉망진창이었다. 아파트 외벽에 설치해뒀던 에어컨 실외기는 모조리 떨어져 1층 화단 밑에 나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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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찾은 공주시 이인면 만수리 마을 한복판에 갑자기 불어난 금강 지류에 휩쓸려 죽은 소가 누워있다./박지은 기자
정진석 의원은 "다들 4대강 사업으로 금강 본류의 범람은 막았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포스트(post) 4대강 사업이 지류 지천 정비 계획이었는데 못했다. 윤석열 정부가 4개년 계획을 세워서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환경부로 이관된 물관리 업무를 국토교통부가 해야 한다고 본다"며 "도로, 제방 모두 국토부 업무인데 환경부가 맡으면서 곳곳에 사고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찾은 공주시 이인면 만수리 침수지역은 금강 지류가 넘치면서 피해를 입었다. 이인면 만수리 입구에 다다르자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죽은 소가 마을 한 가운데 누워있었다. 공주시 관계자는 "소들이 겁을 먹어서 물 밖으로 안나오다가 저체온증으로 많이 죽었다"고 전했다. 불어난 하천 근처에는 소 600마리를 키우는 축사가 자리해 있었다.

김 대표는 동네 양수 펌프가 하천보다 낮은 곳에 있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이렇게 낮게 짓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만수리 이장은 "40년 전에 지은 거라 그렇다"고 답하며 복구를 호소했다. 김 대표가 마을을 둘러보고 떠날 때 한 주민은 "만수리 좀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

뒤이어 찾은 청양군 청남면도 사정은 비슷했다. 청남면은 금강 지류 둑이 터져 인근 하우스 재배 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이날 찾은 수박 하우스의 문을 열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확 취재진을 덮쳤다. 범람한 강물이 훑고 지나간 하우스 내부는 진흙과 수박 줄기가 한데 엉켜있었다.

인근에서 벼농사를 짓는다고 밝힌 70대 농민은 "이 하우스는 그래도 수박은 건졌던 모양"이라며 "터진 둑 근처 수박, 멜론 하우스들은 말도 못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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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은 온데간데 없고' 17일 찾은 청양군 청남면 한 하우스 수박에 흙탕물만 가득하다./박지은 기자
청양군 청남면은 570ml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논과 하우스는 물론 마을 입구 도로까지 모두 물에 잠겼었다. 농민들은 "지난해에도 수해를 입었던 지역인데 올해도 또 비 피해가 컸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한 농민은 "시설보상만되고 작물은 안된다"며 "하우스 농가들은 시설 비용만 1억원 이상이 들어가는데 이 부분에 대한 보험 보상도 없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농민은 "하우스 설치하는 돈보다 작업에 드는 비용이 더 큰데 이 부분도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시설작물, 가축들 피해 집계되는대로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대통령님께서 적극적으로 살피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수해지역을 둘러보고 떠나는 길에 한 주민은 "작년에도 피해 입었는데, 보상 한 푼 없었다. 표 얻으러 온 거냐. 사진만 찍고 가는 거잖아"라며 "이렇게 왔다가 가면 끝이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렸다. 언성이 높아지자 지역구인 정진석 의원이 직접 달래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청양 지역의 평균 강우량은 453.4㎜로, 정산에서 산사태에 따른 주택 매몰로 1명이 사망했다. 또 33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또 도로 58개소와 하천 10건, 주택 47건, 축산 시설 17곳이 등이 유실되거나 소실되는 등 총 845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267.5㏊로 잠정 집계됐다. 공주는 금강 본류와 지류인 하천들이 일부 범람하면서 1명이 물에 휩쓸려 사망하고, 도로 39개소, 하천 제방 22개소 등 공공시설 138건, 주택 98곳이 침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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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은 잘 닫았는데...' 17일 찾은 공주시 금강빌라 일대는 갑자기 쏟아진 빗물을 펌프로 내보내지 못해 저층 건물들이 수해를 입은 모습이었다./박지은 기자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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