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규모의 ‘미래’ vs 수익의 ‘삼성’···퇴직연금 고객 잡을 증권사는?

규모의 ‘미래’ vs 수익의 ‘삼성’···퇴직연금 고객 잡을 증권사는?

기사승인 2023. 07. 11. 16:5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퇴직연금 그래픽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에 대한 '사전지정운용제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사전지정운용제도로 고객의 별도 지시가 없으면 금융사가 알아서 계좌를 운용할 수 있게 되면서, 퇴직연금 상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규모와 인지도를 앞세운 미래에셋증권과 수익률이 강점인 삼성증권이 퇴직연금 시장 업계 1위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된다.

디폴트옵션이란 확정기여(DC)·개인형(IRP)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해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지난해 7월12일 시범 도입 이후 1년의 유예기간 동안 가입자 25만명, 적립금 3000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이 따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맞춰 퇴직연금 계좌를 운용할 수 있어서, 금융사에게는 퇴직연금 고객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새로워진 퇴직연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증권사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꼽는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규모와 인지도 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연금자산 적립금은 업계 최초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초 24조원을 돌파한지 약 1년 반만이다.

긍적적인 점은 확정기여형(DC)·개인형(IRP) 퇴직연금이 연금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DC·IRP 등에서 3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가입자의 자산배분과 운용을 돕는 연금 포트폴리오 서비스가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 '퇴직연금MP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운용 전문가로부터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디폴트옵션 첫 공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디폴트옵션 적립금 상위 5개 기관으로 선정됐다. 미래에셋증권의 총 적립금은 209억1567만원이었다. 퇴직연금 사업자 중 최초로 디폴트옵션 지정 시스템을 개설했던 점도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말 기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적립금은 7조8100억 원으로 3개월 만에 1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2% 대였던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폭과 비교하면 상당한 성과다.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퇴직연금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증권은 수익률이 강점이다. 디폴드옵션 제도의 취지가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어서 고객들로부터 더욱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디폴트옵션 현황 첫 공시에서 초저위험등급과 저위험등급 3개월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의 저위험등급 3개월 수익률은 4.02%로, 2% 대를 보인 다른 증권사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초저위험 포트폴리오 수익률도 1.15%로 가장 높아서, 147억6955만원이 몰리며 개별 상품 기준 적립금 1위를 차지했다.

중위험·고위험 등급에서도 증권업계 기준 3개월 수익률 4위와 5위를 각각 기록했고, 전체 상품 기준으로 4개의 위험등급 모두에서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에 선정됐다. 삼성증권은 지난 1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연금S톡'를 출시, 가입자 맞춤형 상품으로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한·KB·한화증권 등도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현재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미래에셋과 삼성증권"이라며 "둘 중 어느 증권사가 정식 도입 후 첫 왕관을 차지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