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 최대 격전지 아세안 선점
원자재 공급망·판매 시장 확대 나서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 델리에 내수용 경전기차(LEV) 배터리 팩과 셀 제조공장을 설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을 제치고 최대 인구 대국으로 떠오른 인도의 성장 잠재성을 고려해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도는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의 필수소재로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확보 우선순위로 꼽히는 리튬이 대규모로 매장된 것이 확인돼 '리튬 강국'에 이름을 올렸다. 인도 내 리튬 매장량은 590만 톤으로, 세계에서 가장 리튬이 많이 매장된 칠레(920만 톤)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인도는 낮은 인건비와 보조금 혜택 등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구축한 국가로도 꼽힌다. 특히 배터리 제조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자국에 50GWh 규모의 배터리 셀 제조공장을 구축하는 기업에 총 2160억 루피(약 3조4322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인도는 우선 초기 투자자금으로 생산업체들에게 5억 달러(약 6500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며 나머지는 판매량에 맞춰 보조금을 주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의 90%(부가가치 기준) 이상을 인도에서 생산하는 조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 내 LEV 공장을 설립하며 아세안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EV는 가격이 저렴한 데다 대기오염과 교통체증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대체 교통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LEV 배터리 고객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7300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신증설한 바 있다. 원통형 배터리를 채용하는 완성차업체는 물론, LEV 고객 다각화를 위한 목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LEV 시장은 2022년 785억 달러(약 103조5400억원)에서 2027년 1227억 달러(약 161조8400억원) 규모로의 확장이 예상된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그룹과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 이어 인도에 배터리 제조공장을 설립하며 아세안 지역의 영업기반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세안은 약 6억명의 거대 시장으로 평가되는 만큼 미래 성장력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도와 아세안을 포함한 아시아는 인구 구조를 볼 때 가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현재도 최대 인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동북아시아 국가를 제외하면 평균 연령도 낮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1~4월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상승했지만, 중국 비야디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며 "글로벌 배터리 경쟁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수 있는 아세안 지역을 미리 선점해 원자재 공급망과 판매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초 인도 내 판매법인이 설립됐기 때문에 새로운 제조공장 설립은 섣부른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