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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타난 벌레 ‘러브버그’, 왜 하필 은평구에…퇴치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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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3. 06. 22. 16:51

러브버그 / 사진=은평구청
여름에 출몰하는 러브버그(사랑벌레)가 은평구를 중심으로 다시 나타났다.

서울 은평구청은 따르면 이달 하루 1~2건에 불과했던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17~19일 사흘간 500건을 넘길 정도로 폭증했다고 22일 밝혔다.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로,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동부 해안 지역에서 주로 발견된다. 1cm가 조금 안 되는 크기의 파리과 곤충이다. 짝짓기 하는 동안에는 물론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 일명 사랑벌레로 불린다.

러브버그는 지난해 여름에도 서울 서북권 은평구를 중심으로, 경기 고양시 등에서 기승을 부렸다. 러브버그가 나타나는 데에는 날씨 영향이 크다고 분석됐다. 러브버그는 습한 날씨에 산으로부터 인접한 지역에 출몰한다. 햇볕에 노출되면 활동력이 저하하기 때문에 주로 장마가 오래 이어질 때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올해에도 은평구에 다시 나타났는데, 이는 러브버그가 서식하기에 적절한 환경이 북한산을 중심으로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연합뉴스에 "러브버그는 수풀이 있거나 낙엽이 쌓인 환경을 서식지로 선호한다"라며 "최근 기온이 오르고 비가 내리면서 땅속에 있던 유충이 성충으로 탈바꿈하기에 적절한 기온과 습도가 북한산을 중심으로 갖춰졌다"라고 말했다.

러브버그는 열을 좋아하기 때문에 뜨거운 햇빛에 달궈진 차량에 잘 달라붙는다고 알려졌다. 특히 흰색 자동차에 잘 달라붙는다. 러브버그의 사체는 갈수록 산성을 띠는 특성이 있어 바로 닦아내지 않으면 잘 닦이지 않고, 심하면 차량이 부식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자동차에 러브버그의 사체가 붙었다면 얼른 닦아내야 한다.

집에서 러브버그가 발견됐을 때는 벌레 퇴치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화학성분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말린 오렌지·레몬껍질을 모아서 태우면 살충 효과가 있다. 말린 쑥을 태워도 향 때문에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평소에 창문의 물구멍을 막아놓아 벌레 유입을 차단하고, 하수구와 싱크대에 락스나 식초를 부어 파이프를 소독해 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러브버그는 많은 개체 수가 짝을 지어 다니고, 사람에게도 날아드는 습성이 있어 시민들에게 시각적 불쾌감과 불편함을 주지만, 사실 해로운 벌레는 아니다. 오히려 환경 정화에 도움이 되는 익충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독성도 없고, 인간을 물지는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진드기 박멸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여러 민원으로 지난해에는 은평구청에서 은평구 보건소와 각 동 새마을 자율방역단 등을 동원해 긴급 방역을 시행했다. 다만 무조건적인 방역은 러브버그뿐만 아니라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친환경적 방제 방안을 찾을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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