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코로나19 전후로 시민들의 달라진 수돗물 사용 유형을 조사한 자료를 11일 공개했다. 수돗물 사용은 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움직이며 경제 상황 등에 따라 증가하기도 하고, 감소하기도 해 경제와 사회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하나의 지표다.
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팬데믹 기간인 2020~2022년 △연간 수돗물 총사용량 △가정용·일발용·욕탕용 3개 업종별 사용량 △물 사용량 영향요인 △자치구별 사용량 등을 비교 분석했다.
시는 지난해 업종별 수돗물 소비 키워드로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을 꼽았다.
수돗물은 상업시설과 공공시설에서 사용하는 '일반용'과 대중목욕탕에서 사용하는 '욕탕용' 사용이 늘고 '가정용' 사용은 줄었다. 팬데믹 기간 가정용은 늘고 일반용·욕탕용이 줄었던 것과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지난해는 일반용 수돗물 사용이 2021년 보다 6.0% 증가한 3억 300만톤을 기록했다. 특히 하반기 월평균 증가량이 7.5%로 상반기 월평균 증가량 4.2%보다 약 두 배 수준으로 늘면서 서울시민의 일상이 코로나19 영향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욕탕용 수돗물 사용 역시 업종 특성상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2019년 대비 56.2%까지 급감했으나, 지난해에는 일상 회복에 따른 영업 재개로 1·4월을 제외한 모든 기간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반면 팬데믹 기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용 사용은 2019년 대비 3.4% 늘어난 7억 3000만 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대면 활동 재개 영향으로 전년(2021년) 대비 3.5% 감소한 7억 400만 톤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사용량 7억 1000만 톤 수준으로, 코로나 영향 해소에 따라 예년 수준의 물 사용 유형으로 돌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자치구별 수도사용량은 상업지역에 큰 변화가 있었다. 대표 상업지구인 중구는 팬데믹 기간 사용량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에 일반용 수돗물 사용이 8.8% 증가하는 등 2021년 대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중구에 이어 종로구, 강남구가 높은 사용량을 보였는데 사무실과 상업시설이 밀집된 지역에서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주거지 밀집도가 높은 구로구는 전년 대비 사용량이 2.7%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단일 시설 중 수돗물을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복합문화시설·대학교·대학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이었다.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는 연간 약 66만톤의 수돗물을 사용해 상위에 집계됐고 이어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가 약 64만톤을 사용했다. 대학·대학병원 가운데에는 서울대학교와 서울아산병원이 수돗물 사용량 상위 건물로 집계됐다. 이 건물들은 연간 약 170여만 톤을 사용했는데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사용하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연식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해 인구·기온·경제·생활 양식 등 다양한 변수들이 수돗물 사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수돗물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