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77% 높은 양도세도 걸림돌
부동산 시장 분위기 반전 어려워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지난달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95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동기(1156건)보다 17.7% 줄어든 수치다.
서울 아파트의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18건에서 37건으로 늘었지만 경기(662→564건)와 인천(476→351건)에선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했지만 오히려 거래량이 줄어든 이유는 '실거주 의무'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분양가상한제 적용되는 일부 단지의 경우 집주인이 분양권을 매매하더라도 최대 5년간 실제 거주해야 한다.
정부가 지난 2월부터 분양 시장 회복을 위해 실거주 의무 폐지를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관련 안건은 여전히 국회를 표류 중이다.
지난달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으로 주택법 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었지만 오는 10일로 미뤄졌다. 일각에서 실거주 의무 폐지가 부동산 수요자들의 무리한 갭투자를 야기, 이는 곧 전세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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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분양권 매도자들의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유기간에 따른 양도세 하향 및 폐지의 내용이 담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원 팔달구 M공인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 완화 이후 거래량이 증가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수요자들은 아직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지 않아 구매를 꺼리고 매도자들은 높은 양도세 부담에 매물을 내놓는 걸 망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도 분양권 전매 완화 효과는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거주 의무나 높은 양도세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미분양 속출 사태로 인해 할인 분양이나 무상 옵션을 제공하는 단지들이 늘면서 분양권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내려가고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는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