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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고대 총장 “이타성·단결력 통한 ‘문제해결형’ 인재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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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3. 04. 17. 06:00

[특별인터뷰]
'강한 고대'로 미래 공헌하는 대학 강조
△평생·생애주기 교육 △유학생 유치 △비대면 강화 △예산 효율화로 위기 타파
"대학 등록금 동결, 규제 완화 시급"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 인터뷰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이 지난 1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특별인터뷰에서 대학 위기에 따른 극복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이제는 문제해결력이다. 성적 1,2점에 매달릴 필요 없다."

두 번의 도전 끝에 지난 달 제21대 고려대학교 총장에 취임한 김동원 총장을 만난 지난 13일. 그는 학령인구 감소와 15년째 등록금 동결로 최대 위기에 빠진 대학의 인식과 체질을 바꾸기 위해 분(分)단위 스케줄로 역동적인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그는 고대 경영학과 교수로 지내며 총무처장, 기획예산처장, 경영대학장, 노동대학원 원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총장답게 학교의 A~Z까지 꿰고 고대의 미래상을 소개했다.

김 총장은 아시아투데이와의 특별인터뷰에서 "사회가 절실히 원하는 지식을 전달하고 만들어 낼 때 대학은 번성했다"며 "대학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사회를 성찰하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총장은 '강한 고대'에 대해 고대 정신으로 꼽히는 '이타성과 단결력'을 통한 문제해결형 인재를 내세웠다. 그는 "성적 1,2점에 매달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주도성과 창의성, 협업, 이를 통해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개인의 영달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발전에 힘쓰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타성과 단결력'. 최근 '학교폭력(학폭)' 문제로 부상하는 인성교육과도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앞서 김 총장은 학폭 징계 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7호(학급교체), 8호(전학), 9호(퇴학)에 대해서는 입학시험에 반영할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도가 심하고 반복적이고, 상대의 인권을 해치는 7~9 조치는 우리 학교 인재상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의 대학은 15년째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급감으로 재정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김 총장은 △평생·생애주기 교육 △해외 유학생 유치 △비대면강의 강화 △예산 효율화 등 크게 4가지 방향을 통해 재정적으로 탄탄한 대학으로서 '강한 고대'를 내세우기도 했다.

김 총장은 평생교육기관으로서 특수 및 전문대학원을 육성하고 이를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야할 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실용적인 특수 및 전문대학원을 키워 수익을 내고 다시 연구에 재투자해 선순환시키면 실용적 교육과 학문의 발전을 이루는 구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사관계를 연구한 학자답게 인공지능(AI) 등의 발달로 전문직 등이 대체되는 미래사회를 예측하며 "문제는 기술 발전으로 직업이 없어지는 사람들을 재교육하는 것이다. 거기에 대학의 역할과 기능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김 총장은 가장 빨리 완화해야할 대학규제에 대해 '등록금 동결'을 뽑았다. 그는 "대학 등록금이 15년 째 동결인데, 대학 등록금이 800만원이다. 월 65만원꼴이다. 유치원 학비도 한 달에 100만원이고, 영어 유치원은 2~300만원, 재수학원도 200만원"이라며 "그래서 요즘엔 대학 들어오면 집안 형편이 나아진다고들 한다. 근데 우리가 경쟁하는 미국 사립대는 7~8000만불로 우리의 10배다. 교육의 질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의 위기가 국가의 위기 아닌가. 지방대학은 더 힘들다. 수도권 대학도 우수한 교수나 연구자들을 뺏기고 있는데, 물가 올라서 대학 등록금 못 올린다고 하면 대학은 무슨 수로 운영을 하겠나"라며 거듭 규제 완화의 속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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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 총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일성으로 '강한고대'를 내세우며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는데?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래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이다. 고대 정신이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이타성과 단결력이다. 개인의 영달보다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를 의미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전염병 등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문제해결력이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그래서 강의도 문제중심학습(PBL.Problem-based learning)으로 하려고 한다. 사회가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고 기능이어야 한다. 수능 1점 높은 거보다 창의성, 자기주도성, 적극성을 많이 보고 학생들을 뽑으려고 해서 정시보다 수시 비중을 높였다. 학습능력이 강하고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인재가 중요하다."

-최근 '학폭' 논란으로 학생들의 인성 문제 역시 당면한 교육과제다.
"고려대는 학폭 관련한 결격사유를 정시 전형에도 적용해 합격을 막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상세 방안은 교육부, 대교협의 개정 지침에 맞추어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심각한 수준의 학교폭력 가해자가 단순히 수능점수가 높다고 해서 대학에 진학하고 수학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챗 GPT 등 AI의 발전으로 고소득 전문직종이 사라질 거라는 전망도 많은데, 노사관계를 연구한 학자로서 어떻게 전망하나?
"맞는 말이다. 의사나 변호사, 엔지니어, 중간관리직, 기자도 위험하다. 프로그래머빌리티(programmability. 프로그래밍을 통해 상호 작용하는 능력)가 중요한데, 바둑처럼 사전에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업종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사람이 일하는 게 보통 '머리-손-가슴' 3가지로 나누는데, 머리와 손으로 일하는 쪽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의 감성을 살리는 상담이나 교육, 돌봄 등은 살아 남을 거라고 전망한다. 문제는 기술 발전으로 일이 없어진 사람들을 위해 재교육, 평생교육을 하는 것이다. 거기에 대학의 역할과 기능이 있다."

-'평생교육'도 최근 대학의 화두이다.
"학령인구 감소가 심각해 당장 3~4년 후부터 후폭풍이 몰아칠 거다. 지금 대학이 할 수 있는 방법은 평생교육으로 가는 것이다. 고대는 특수 및 전문대학원을 육성하고 그 수익으로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려고 한다. 우리 대학 EMBA(Executive-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과정 1년 등록금이 5000만원이고 학부는 1년 등록금이 800만원이다. 평생 직업을 세 네 번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 MBA에서 해야 순탄하게 직업이나 직장을 바꿀 수 있다."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 인터뷰
김동원 고려대 총장/송의주 기자songuijoo@
-대학 특성화도 강조되는데, 특화를 고민하는 분야는?
"학문이란 게 시대적 흐름이 있다. 최근에는 IT와 바이오가 중요해서 이 부분을 강화하고자 한다. IT는 정보보호대학원이 크게 있는데 다른 학교에는 없는 분야다. 사회적 수요가 있어서 지난 학기에 정보보호대학원 100명 모집에 경쟁률도 10대 1이나 됐다. 또 우리가 의과대-생명과학대-보건과학대-약대도 있이서 바이오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전염병이 수시로 도래하는 시대가 돼 관련 분야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세종캠퍼스는 정부세종청사가 가깝고 공무원들이 많아 행정전문대학원, 경영정보대학원 등이 있다. 또 세종에 치대와 수의대가 없어서 설립할 생각이고, 오송 바이오단지도 가까워 바이오 역시 육성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서는 장기적으로 의대 전체가 세종 캠퍼스로 갈 계획이다."

-15년 째 등록금이 동결돼 전체 대학의 재정 위기가 심각한데
"사람 밖에 없는 나라에서 인재를 길러낸 게 대학인데, 15년 째 등록금이 동결되니 교육 서비스 질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말 심각한 문제다. 등록금을 올려도 4% 정도가 맥시멈이다. 어서 완화됐으면 한다."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게 4가지 방향성이다. △평생교육 △유학생유치 △비대면강의 강화 △예산효율화다. 첫째는 아까 말했듯 학령인구 중심교육에서 탈피한 생애주기적 교육이다. 둘째는 미국, 영국, 호주의 대학들이 살아남는 이유가 외국 학생 유치다. 우리 학교도 한류 때문에 외국 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오려고 한다. 국제자율학부를 따로 만들어서 외국 학생들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세 번째는 비대면강의를 강화해서 전세계 모든 한인들을 대상으로 비학위과정의 교양이나 필요한 강의들을 개설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대학교의 경영이 공기업처럼 느슨한 경향이 있는데, 예산효율화 작업이 필요하다."

-또 다른 재정 극복 방안이 있다면?
"기금조성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데, '기금 교수제'를 도입하려고 한다. 기업 후원금을 통해 교수를 채용하는 방식인데, 새로운 분야의 교수들을 뽑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기업인들을 교수로 뽑는 것이다. 과거에는 단과대 차원에서 했는데, 이제 학교 전체 차원에서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지금의 등록금 수준으로는 우수한 교수들을 뽑을 수가 없다."

-향후 고대 발전 방향은?
"오는 2025년에 개교 120주년을 맞는다. 이를 모멘텀으로 학교의 하드웨어를 크게 발전시키고자 '고려대학교 발전위원회'를 구성하려고 한다. 특히 지금 문제가 뭐냐면 강의 공간보다 연구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2025년에는 연구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25년에 교수 120명을 순증가 시키고, 우수 장학생도 120명 선발해 전액장학금과 해외연수를 보낼 계획이다. 120주년에 맞게 '120' 으로 맞춰서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내년 2024년은 인촌 김성수 선생이 학교를 종로구 수송동에서 지금 성북구 안암동으로 옮긴지 90년이 되는 해다. 내년엔 학교 이전 90주년, 내후년엔 개교 120주년 여러 좋은 일이 겹치고 있어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고려대의 비전 사업에 지혜와 힘을 모을 예정이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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