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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마치 미국이 보란 듯 세계 각국의 정상과 고관들을 속속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미국의 부당한 압박을 받는 자국 입장을 대변하는 노력을 필사적으로 경주했다고 해도 좋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6일 전언에 따르면 국빈 초청을 받지 못한 나라들의 정상이 머쓱할 정도였다고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미국의 머리에 쥐가 나게 할 정도의 외교전을 아예 국책으로 밀어붙이겠다고 작심을 한 듯 18일부터는 21일까지 이어질 아프리카 가봉의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의 국빈 방중도 예정해놓고 있다. 대접도 극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봉에 상당액의 차관을 제공할 것이라는 소문이 벌써부터 베이징 외교가에 무성하게 번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이니 친강(秦剛)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각각 18일과 20일까지 방중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 프란시스코 부스티요 우루과이 외교장관,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부총리 겸 외교장관의 소식이 언론의 주목조차 받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야 한다. 런민(人民)대학 정치학과의 팡창핑(方長平) 교수가 "현재 정치학이 전공인 우리 같은 학자들도 일일이 파악할 수 없는 이들의 방중도 적지 않다. 앞으로는 더할 것 같다. 미국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황을 설명한 것은 다 까닭이 있는 듯하다.
미국으로서는 더욱 기가 막힐 경제인의 초청도 예정돼 있다. 바로 4월 내로 이뤄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 경영자)의 방중이 아닌가 보인다. 머스크가 테슬라의 상하이(上海)시 소재 공장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나 중국 정부의 의지가 상당히 많이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이 정도 되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5∼6월에 방중 초청을 받은 것은 상당히 늦은 감이 있다고 해야 한다.
현재 미국은 아프리카에까지 구애의 손길을 내미는 중국의 행보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중국의 파상 공세에 당황한 채 어쩔 줄 모르고 있다고 해야 좋을 듯하다. 게다가 중국의 의지로 볼 때 앞으로는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대중 압박 효과가 급속도로 저하될 것이라는 사실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