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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리 및 국제통화기금(IMF)과 회담하기 위해 현재 미국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게 절실히 필요한 탄약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의 포탄 재고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보다 더 많은 포탄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장에서도 훨씬 더 많이 발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양의 포탄 재고가 우크라이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의 (포탄)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을 통한 안전보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러시아나 중국의 공격적인 반응에 직면했을 경우 미국이 지지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우리는 한국과 무기 전달 및 포탄 제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반응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개입 없이는 한국산 포탄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출된 미국 정부 기밀문건에는 폴란드가 한국산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은 하지만 한국 정부가 전쟁 중인 나라에 치명적 무기 지원을 금지하는 자국의 규정 때문에 포탄 제공을 망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폴란드가 대량의 한국산 무기를 구매했지만 한국과의 협상 없이는 이들을 우크라이나에 이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한국산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이전하기 위한 미국의 개입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치열한 포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곡사포 등 각종 재래식 무기에 쓰이는 155mm 포탄은 하루에 우크라이나 측에서만 약 3000발이 소모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정부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 사수를 위해 이례적인 속도로 포탄을 소진하면서 봄철로 예상된 대반격 작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지난 2월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가 탄약을 소비하는 속도가 우리가 탄약을 생산하는 속도보다 몇 배는 빠르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다음주 독일에서 50여개국 장관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및 장비 제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위한 추가 포탄 공급이 최우선 의제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NYT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 우크라이나가 정복되면 세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러시아가 승리한다면 중국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같은 수법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라면서 동유럽뿐만 아니라 서유럽도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