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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BFMTV는 12일(현지시간) 1박2일 일정으로 네덜란드 순방에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장마다 시위대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마크롱 대통령이 은퇴 연금 수령 연령을 단계적으로 2년 연장하는 개혁안을 추진하면서 프랑스에서는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특히 지난달 특별헌법을 이용해 연금개혁안을 표결 없이 하원을 통과시키면서 시위의 강도는 강해졌고, 횟수도 더 잦아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11~12일 이틀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헤이그 지역을 순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네덜란드 국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순방을 시작했지만 곧 그 환호는 야유로 바뀌었다. 특히 순방 이틀째인 12일에도 약 40만~60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위대가 마크롱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등장했다.
암스테르담 대학교 앞에선 한 남성과 여성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뛰어왔다는 혐의로 제지당하는 일도 있었다. 사회운동가로 알려진 두 사람은 공공질서를 어지럽히고 위협적인 행동을 가했다는 혐의로 암스테르담 경찰에 체포됐다. 그들은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마크롱 대통령과 달리 우리는 노동자들의 명예를 위해서 여기에 왔다"며 노래를 불렀다고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의 수난은 암스테르담 다음으로 방문한 헤이그에서도 이어졌다. '유럽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 청년 대상 강연에선 연설 도중 "프랑스의 민주주의는 어디에 있습니까"란 공격적인 질문을 갑작스레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어디서나 시위를 할 수 있는 바로 이 상황이 민주주의"라고 침착하게 대답하며 질문자와 토론을 이어가는 여유를 보였다.
한편 프랑스 대통령이 국경을 맞댄 이웃국 네덜란드를 공식 방문한 것은 23년 만의 일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별헌법 조치 이후 시위 정도가 거세지자 최근 몇 주간 대중과 만나는 공개적인 일정은 최소화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