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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전원위원회 첫 발언자로 나서 "선거 제도 개편이 화두가 될 때마다 국민들은 일관되게 의석수를 늘리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키워왔던 불신과 혐오를 비우기 위해 의석수 감축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강조해 온 의원 정수 10% 감축을 첫 발언 주자였던 장 의원이 다시 한 번 상기시킨 셈이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국회의원 정수 관련 여론조사(SBS)에서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59.9%에 달했다"며 "국회의원 수를 줄이라는게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또 "비례대표제 47석과 지역구 일부 총 100석의 국회의원을 줄이자는 운동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단상에 오른 국민의힘 의원 11명 가운데 의원 정수 감축을 강력하게 주장한 이는 장 의원과 조 의원 정도였다.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은 중대선거구제 도입, 비례대표제 축소 등을 자유롭게 주장했다.
과거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총선에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폐기돼야 한다. 과거의 병립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병립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한다"며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면 과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권역별 비례대표 제도를 도입하자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김상희 의원은 "전국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청년, 장애인, 여성 등을 대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서영교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를 도입하자"며 "여성 의원 비중을 50%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정훈 의원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의석수 감축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박상혁 의원도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보완하고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김기현 대표가 낸 의원 정수 축소는 꼼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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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응천 의원이 "비례대표제를 아예 없애버리고 한 선거구에서 5명 이상 선출하면 소수정파 후보자도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 참관석에는 정치에 관심있는 시민, 초등학생, 취재진의 발길이 이어졌다. 캐나다 의회 방청단도 본회의장을 찾아 전원위 토론을 지켜봤다. 전원위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오후 5시를 넘기며 56~58명으로 크게 줄었지만, 발언을 마치고 내려올 때마다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도 연출됐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잘했다"는 칭찬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편 개성 넘치는 의견을 낸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나 역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북한에서 온 탈북민들을 대변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영토는 북한까지 포함하는 만큼 북한 주민들까지 대변하는 비례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선거구 획정 주기를 미국 등 선진국처럼 10년으로 늘리는 것을 제안드린다"며 "4년마다 봉착하는 지역구 획정 어려움을 덜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용판 의원은 "우리가 쓰는 정치라는 단어를 '정우'(正祐)로 바꾸자"며 "국민들을 바르게 돕자는 뜻을 한 번 제안해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