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열분해유로 바꾼다’…서울시, 정유·화학기업과 폐플라스틱 재활용 맞손

11일 정유·화학사 4곳과 폐비닐 재활용 업무협약 체결
폐비닐 등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로 재활용

11일 서울시청 6층 영상회의실에서 '폐플라스틱 열분해 활성화 다자간 업무협약식에서 (왼쪽부터)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오세훈 서울시장,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가 협약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소영 기자 eileen5030@

서울시가 국내 정유·화학사와 손잡고 폐비닐 등 폐플라스틱을 열분해유로 바꾸는 시범사업을 통해 제로웨이스트 확산에 나선다.

서울시는 11일 오전 서울시청 6층 영상회의실에서 국내 4개 정유·화학사(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LG화학, SK지오센트릭)와 '폐플라스틱 열분해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열분해는 음식물 등 오염물질이 묻어 종량제봉투로 버려지던 폐비닐, 복합재질 폐비닐 등 폐플라스틱을 300~800도의 고열로 가열해 플라스틱 생산 원료인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공정이다.

유럽연합(EU), 미국 등 주요국과 국제적 기업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규제를 강화해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주요 정유·화학사도 재생원료 확보 방안으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열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두 번째)이 11일 서울시청 6층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폐플라스틱 열분해 활성화 다자간 업무협약식에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박아람 기자 parkaram@

폐플라스틱은 음식물, 이물질이 묻어 있어도 재활용하기 위해 별도 선별하면 대부분 고형폐기물연료(SRF)로 만들 수 있다. 고형폐기물연료는 시멘트 공장 등에서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종량제봉투 속으로 들어간 폐플라스틱은 재활용 되지 못하고 매립 또는 소각해 처리하는 실정이다. 시는 종량제봉투 생활폐기물 중 재활용이 가능한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등이 18% 정도 혼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는 협약에 따라 종량제봉투로 버려지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소각·매립량을 줄이고 폐비닐을 더욱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화학기업들은 서울시로부터 폐플라스틱을 공급받아 열분해 생산설비를 운영할 예정이다.

시는 이날 협약을 맺은 정유·화학기업과 자치구를 매칭해 4개 자치구에서 '폐플라스틱 열분해 활성화 시범사업'을 우선 추진한다. 자치구 실정에 맞는 폐플라스틱 수거, 처리 방안을 세부적으로 마련해 공공에서 수거를 담당하는 단독주택부터 사업을 전개한다.

시는 폐플라스틱의 원활한 수거를 위해 전용 수거 봉투를 시민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수거한 폐플라스틱은 선별장의 별도 선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압축한다.

시는 전용 수거 봉투에 폐비닐 이외의 다른 폐기물이 섞여 배출되지 않도록 분리배출 방법을 지속 홍보할 예정이다. 또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협력기업, 재활용업체, 시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협약이 우리에게는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뜻깊은 시도인 것 같다"며 "서울시는 시민 여러분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이 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분위기도 만들고 행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을 선도하고 자원 순환을 선도하는 모범적인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