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5명으로 줄여
경영진 견제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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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카카오뱅크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임기 만료 대상자인 사외이사 4명 중 3명(황인산·최수열·진웅섭)의 연임을 결정했다. 하지만 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 출신인 오평섭 사외이사는 임기 제한(최대 6년)에 걸리지 않는데도 물러났다. 이로써 기존 6명이던 사외이사가 5명으로 줄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당장 사외이사 규모가 5명으로 줄었지만 추후 전문성 있는 다른 인물을 선임할 수도 있다"며 "은행의 특성상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주문 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사외이사 규모 축소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법이 정한 사외이사 인원 수(3명 이상)를 충족하긴 했지만, 확대된 은행규모 만큼 내부통제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인터넷 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지난해 9월 기준 총여신 규모는 44조4000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수에 따라 견제 기능이 높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정 규모를 유지해야 다양한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며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사외이사 규모 축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외이사의 규모를 줄일 경우 '사내이사'의 발언권이 강해지는 역효과도 발생한다"며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경영진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도록 소액주주가 후보 추천권을 갖는 등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권의 사외이사들은 (경영 활동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금융사가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금융당국에서 사전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