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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이 외신 보도를 인용해 29일 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1년부터 지정학적 위치가 중요하거나 광물 자원이 많은 개발도상국과 후진국들에 공격적으로 차관을 제공해온 바 있다. 또 채권·채무 관계로 얽힐 경우 벌써 10여년 째 추진 중인 '일대일로(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추진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도 차이나머니를 적극 뿌린 이유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외 채권은 2104년 100억 달러로 증가한 후 2021년 누적 9000억 달러(1169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는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규모가 GDP(국내총생산)의 7% 전후를 기록하고 있다는 계산은 가볍게 나온다. 미국이 지난 20여년 동안 외국에 차관을 제공한 케이스가 전무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대단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주업인 IMF(세계통화기금)를 넘보는 수준이라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차관이 공여된 국가들의 면면도 간단치 않다. 우선 튀르키예를 꼽을 수 있다. 유럽과 중동을 잇는 지정학적 위치가 매력적으로 작용, 중국의 거액 차관을 빨아들이고 있다.
남미의 강국 아르헨티나 역시 꼽아야 한다. '21세기의 석유'로 불리는 세계적 희토류 보유국이라는 사실이 중국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이외에 인도양 진출의 요지인 스리랑카, 라오스, 파키스탄 및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남미 수리남 등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들로 손색이 없다.
문제는 이 차이나머니가 중국이 놓은 '부채의 덫'으로 작용할 기미가 농후해 보인다는 사실에 있다. 실제 스리랑카 등 일부 국가들은 이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이 최근 중국의 빚에 고전하는 국가들이 40여개 전후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중국이 위안(元)으로 빌려주는 차관의 금리가 각각 1%와 2.5%인 미국의 단기채권, IMF의 장기채권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많이 빌릴수록 '부채의 덫'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악덕 고리대금업자처럼 행세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