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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액 장학금 반도체 계약학과 울산·대구·광주에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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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3. 03. 27. 15:00

울산·대구·광주 과기원과 협약 체결…2024년 3월 운영 시작
학·석사 통합 과정으로 운영되는 최초의 반도체 계약학과
오는 2029년부터 반도체 전문 인력 연간 100명 신규 배출
230327 삼성 GIST(광주) 계약학과 협약식 1
삼성전자와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27일 광주과학기술원 오룡관에서 (왼쪽부터) 조정희 GIST 대학장, 이형석 국회의원, 박래길 GIST 총장직무대행,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CTO 사장, 양향자 국회의원,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협약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앞두고 반도체 인재 양성에 돌입한다. 향후 10년간 반도체 전문 인력 신규 수요가 12만 7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에서 연간 배출되는 반도체 인재는 5000여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서울, 수도권에 집중됐던 반도체 계약학과를 울산, 대구, 광주에 열어 '지역 반도체 인재 양성 허브'로 키울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울산과학기술원, 대구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과 내년 3월부터 반도체 계약학과를 향후 5년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신입생은 울산과기원 40명, 대구과기원 30명, 광주과기원 30명 등 총 100명을 올해 하반기 선발할 예정이다. 울산·대구·광주 과기원에 신설되는 반도체 계약학과는 학·석사 교육과정을 통합 운영하며, 교육 기간은 총 5년이다. 삼성이 반도체 계약학과 학생들의 등록금을 전액 부담하고 소정의 장학금도 지급한다.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취업이 보장된다. 교육 과정은 반도체 미세화 한계 돌파를 위한 공정 기술에 중점을 뒀다.

삼성전자가 수도권이 아닌 지역 과학기술원과 반도체 계약학과를 추진한데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회장은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 어렵고 힘들 때 일수록 더 과감하고, 더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20614_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네덜란드 ASML 방문 (11)
(왼쪽)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네덜란드 ASML을 찾아 첨단 노광장비를 살펴보는 모습/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에 공정 관련 계약학과를 열기로 하면서, 설계와 소프트웨어에 이어 공정까지 반도체 전문인재를 양성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국내 대학과 운영하는 반도체 계약학과는 연세대, 카이스트, 성균관대, 포항공대 등 7곳 이다. 그동안 매년 260명 씩 양성하던 일부 계약학과의 정원도 확대해 오는 2029년부터는 매년 450명의 반도체 인재를 배출할 예정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향후 10년 반도체산업 인력전망' 보고서를 살펴보면, 2021년 17만 7000명 규모인 반도체 산업인력은 오는 2031년 30만 400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향수 10년 간 약 12만 7000명의 신규 인력이 더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매년 배출되는 반도체 산업 인력은 약 5000명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직업계 고등학교 출신 1300명, 전문학사 1400명, 학사 1900명으로 석·박사급 고급 인력은 430명에 불과하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전문 인재 양성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내 인력난 심화로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고 생산·연구시설 해외 유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대만, 미국 등 주요국은 반도체 전문인재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인재 양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 역시 공과대학 수준이 높아 반도체 연구 관련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삼성전자도 인도에 상당한 규모의 반도체 R&D 센터를 운영 중이다.

반도체 국가산단 지정된 용인시 남사읍 일대<YONHAP NO-3586>
지난 15일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로 탈바꿈할 예정이다./사진=연합
울산·대구·광주에서 반도체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각 지역의 과학기술원이 지역 반도체 인재 양성 허브 역할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용훈 울산과기원 총장은 "울산 과기원은 5년 안에 세계 대학 순위 톱 100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 개원한 반도체 소재부품대학원, 차세대 반도체 연구단과 함께 이번에 신설된 반도체 계약학과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개교 이후 울산의 연구개발지수가 상승하고 울주군 인구가 15% 증가하는 등 지역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는 "이번 계약학과 신설로 서울·대전·포항에 이어 대구·광주·울산에도 반도체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며 "이는 반도체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는 인재를 지속 확보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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