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 등도 차기 먹거리 낙점
정부, 로봇 규제 혁신 등 지원 가속
"구인난 등 문제 해결할 열쇠 될 것"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로봇 보급 확대와 제조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내용의 '로봇 규제 혁신 로드맵 2.0'을 발표할 예정이다. 각 국 정부가 서둘러 로봇 관련 규제를 풀어내며 육성책을 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 역시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같은 흐름은 전세계 로봇시장 급팽창에 발맞춘 결과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올해 390억달러(한화 약 51조1400억원) 규모의 전세계 로봇시장은 2030년 최대 2600억 달러규모까지 급성장 할 전망이다. 대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로봇과 협동로봇을 주력시장으로 하고 있다. 지난 1월 국내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2%를 59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지난 15일 278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해 지분 14.99%를 확보했다. 콜옵션 계약을 맺으면서 향후 지분 59.94%의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도 열어놨다. 회사를 인수한다면 이재용 삼성 회장이 2016년 하만을 인수한 이후 7년만의 규모 있는 M&A(인수합병)로 기록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부터 다양한 서비스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족보행 로봇 플랫폼까지 보유한 경쟁력 있는 회사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초 CES 2023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안에 운동을 보조하는 시니어 특화 로봇 'EX1'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협동로봇은 '인간 노동자'와 같은 작업공간에서 일하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자동차 공장처럼 생산라인 활동 범위를 넘어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담거나 커피숍에서 커피를 내려주는 식으로 일상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2021년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로봇산업에 뛰어들었다. 사족보행로봇 '스팍'과 인간처럼 서서 걷는 '아틀라스'가 이미 유명세를 탔다. 휴머노이드쪽 기술력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현대차그룹의 로봇 메인은 물류로봇이다. 회사를 인수할 당시 정의선 회장이 개인 돈 2400억원을 들여 지분 20%를 사들였는데 베팅에 성공할 지 관심을 모은다.
LG전자는 2017년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회사 로보티즈 지분 10%를 투자했고 2018년엔 산업용 로봇회사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했다. 현재 지분 3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메인은 협동로봇과 가정용 서비스로봇이다. LG전자 스스로 로봇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고 로보스타는 'LG 클로이' 라인업 중 서브봇 등 일부를 위탁생산한 경험이 있어 향후 완전 자회사로 편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두산그룹의 비상장 로봇 계열사 두산로보틱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개 모델의 협동로봇 라인업을 보유한 기업이다. 두산이 지분 90.9%를 보유 중이다. 2018년 독자 기술로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한 후 협동로봇시장 국내 1위, 글로벌 5위에 올라 있다. 기업 가치가 최소 1조원대로 평가받는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IPO 주관사 5곳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비싸지는 인건비와 구인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인 동시에, 상상만 해왔던 첨단 미래사회를 현실화 할 수 있는 게 로봇"이라면서 "삼성의 발언대로 1가구 1로봇 시대의 도래가 머지 않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