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2030세대 유입되며 골프산업 급성장"
규제완화로 공급 늘리고 '접대골프' 줄여 그린피 폭등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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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초창기에는 수입원이 없어 다른 회사의 사무실에 빌붙어 15차례나 이사를 하고 호구지책으로 국회의원 정책보좌관도 1년 반 동안 했다는 서 소장은 묵묵히 외길을 걸어 현재는 해외에서도 손길을 내미는 업계 최고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에 위치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서 만난 서 소장은 "골프산업을 20년 정도 연구해오면서 통계자료가 축적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자료를 발표하면서 업계에 '쓴 소리 전문가'로 낙인이 찍혀 버렸지만 발전을 위해 욕을 먹더라도 계속 쓴 소리를 할 계획"이라고 웃어 보였다.
골프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린피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만큼 붐이 일어나 호황이다. 이 중심에는 2030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층이 있다. 서 소장은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2030세대들이 힐링할 수 있는 곳이 골프장"이라며 "골프장에서 사진을 찍으면 예쁘게 나오고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면 관심도 받기 때문에 골프를 많이 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골프는 정복이 되지 않는 중독성이 강한 스포츠여서 젊은 세대의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며 "특히 20대 여성이 2021년 골프장을 찾은 횟수는 16.3회로 2년 전인 2019년의 2.6회보다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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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도 있다. 정부까지 나서 통제에 나선 그린피 이슈다. 서 소장은 "골프장 그린피에 비해 스크린골프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사회적 방(房)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 스크린 골프인구는 200만~3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이 필드로 나오면서 골프장 그린피가 폭등하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서 소장은 "현재 골프 붐은 엔데믹이 되면서 크게 줄어드는 일시적인 유행일 수 있다"며 "그린피가 폭등하면서 골프를 쳤던 2030세대가 비용이 적게 드는 테니스, 등산 등으로 빠져 나간다. 젊은 층을 유입해 진정한 골프 대중화로 가기 위해서는 결국 골프를 값싸게 칠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폭등하는 그린피를 진정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서 소장은 크게 두 가지를 주문했다. 공급을 늘리고 접대골프를 없애자는 것이다. 서 소장은 "그린피가 더 내려가게 하려면 골프장 건설을 억제하는 각종 규제들이 완화돼 향후 골프장 공급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며 "골프 수요는 증가하는데 신규 골프장은 각종 규제 때문에 공급이 더디다. 2013년 31.5개소에 달했던 개장 골프장수(18홀 환산)가 2014년 이후 10개 안팎으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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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소장은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법인카드 사용액의 손비인정 범위가 축소돼 '내 돈 내고 골프 치는 문화'가 뿌리내리게 될 경우 주말 부킹난이 완화하고 턱없이 비싼 식·음료값이 크게 떨어지는 등 564만 골퍼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골프산업의 현주소를 낱낱이 고발해 각종 골프장 갑질이 바로 잡히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서 소장은 올해부터 한국 골프산업을 세계에도 널리 알릴 계획이다. 그는 "'레저백서 2022'는 일본의 유명한 야노경제연구소가 번역해 3월에 각각 출간하기로 했다"며 "일본의 저명 연구소가 한글판을 영문판과 일본어판으로 출간하는 것은 한국 골프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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