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미중, 올해 정찰풍선으로 힘겨루는 핑퐁 게임할 듯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213010007242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3. 02. 13. 15:38

중국 입장도 미국 못지 않게 강경
clip20230213150213
중국이 띄운 것으로 보이는 미국 상공의 정찰풍선. 미 공군에 의해 벌써 네 개나 격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제공=홍콩 밍바오(明報).
미국과 중국이 올해 내내 정찰풍선 문제를 두고 힘을 겨루는 핑퐁게임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5일 이틀 일정으로 예정됐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으로 혹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언해도 좋을 것 같다.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한 외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중국의 정찰풍선은 미국 일대에서 계속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공군에 의해 격추된 것만 해도 12일(현지시간)까지 총 네 개에 이른다. 분위기만 얼핏 보면 중국이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하지만 중국은 지지 않고 맞대응을 하고 있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시 지모(卽墨)구 해양발전국이 12일 르자오(日照)시 인근 해역에서 발견한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할 것이라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은연 중에 미국이 띄운 정찰풍선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히면서 격추를 통해 맞불을 놓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중국 공군이 베트남, 라오스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윈난(雲南)성 상공에서 미확인 물체를 격추한 지난 2020년의 영상을 의도적으로 일부 언론을 통해 외부에 흘리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고 해야 한다. 해당 물체가 미국 첩보기관이 띄운 정찰용이라는 뉘앙스를 물씬 풍긴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이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에 정치 공작을 일삼고 있다. 우리는 그 어떤 풍선도 알지 못한다. 그것은 아마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벌인 정보 및 여론전의 일부일 것이다. 세계 1위의 간첩, 도청, 감시 국가가 어디인지는 국제사회가 뻔히 안다"면서 미국을 비난한 것은 더욱 직접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자작극을 꾸미고 있다는 요지의 주장이 아닌가 보인다.

이 정도 되면 중국 국방부가 양국 장관끼리 통화하자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하고 "미국이 무책임하고 심각한 실수를 했다"고 비난한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당연히 미국을 비난하는 중국 누리꾼들의 목소리는 강도가 더 세다고 해야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제에 미국과 단교에 준하는 것과 같은 강력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중국은 미국 없이 살 수 있으나 미국을 그럴 수 없다"는 등의 글을 올리면서 자국 정부가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주문까지 하고 있다. 탁구 교류로 시작해 정찰풍선으로 막을 내릴지 모른다는 양국 관계는 이제 진짜 심각한 국면에 직면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