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충전소, 전기차 보급 걸림돌
|
말레이시아자동차협회(MAA)에 따르면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2631대의 전기차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판매된 전체 자동차 중 0.36% 수준이다. 아직 비중이 높지 않지만 2021년 274대에 비하면 1년 만에 무려 860% 증가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피치 솔루션은 정부의 세금감면 등 지원정책으로 올해 전기차 보급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 솔루션은 올해 전기차 등록대수는 전년대비 45.6% 증가할 것으로 보고 2024년에는 전기차가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의 1%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기차 판매를 늘리고자 전기차 구매에 대한 세금 감면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승용차 10만대, 이륜차 100대, 버스 2000대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그간 내연기관 자동차에 부과했던 세금을 전기차에 대해서는 공제해왔다. 말레이시아는 완성차에 10%의 수입세와 65~100%의 물품세를 부과한다. 또한 당초 내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완성차(CBU) 수입세(Income tax) 및 물품세(Excise duties)를 징수할 계획이었지만 2023년 예산안을 통해 이를 2025년으로 미뤘다.
또한 말레이시아 정부는 동남아시아서 가장 앞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며 전기차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싱가포르는 2070년까지, 인도네시아는 2060년 내 탄소중립을 발표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친환경 수송수단 비중 확대 전략을 담은 저탄소 교통 청사진(Low Carbon Mobility Blueprint, LCMB 2021-2030)을 추진하며 2025년까지 전기차 10만대·전기버스 2000대·전기이륜차 1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급속한 전기차 전환 방침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늘어나는 전기차에 비해 전기차 충전시설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대수는 2021년 대비 2022년 806% 늘었으나 전기차 충전소는 2021년 509개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700개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25년까지 충전소를 1만개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국영전력공사(TNB)는 전기차 증가에 따른 충전 수요를 충족하려면 말레이시아 내 전기차 충전소를 2030년까지 1만8000개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트로나스 기술 대학 모하드 샤이푸딘 교수는 "전기차 대수에 비례하는 충전소 설치 등 보다 포괄적인 지원계획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대형마트 내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