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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에 발목…네이버, ESG 등급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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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3. 01. 12. 07:00

KCGS 2022 평가 A+→A 하락
업무 스트레스 직원 극단적 선택
이사회 리더십·책임성 부분 악영향
'지배구조' 평가서 한 단계 떨어져
"집중투표제 미준수 경영안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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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네이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등급이 한 단계 떨어졌다. 직전 평가 연도(2021년)에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지배구조 부문 평가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ESG기준원(KCGS)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KCGS는 최근 2022년 ESG 정기 평가에서 네이버에게 통합 기준 A등급을 부여했다. 전년 정기 평가에서 받았던 A+등급에서 한 단계 떨어진 것이다.

네이버의 ESG 평가 등급 하락은 평가 연도인 2021년에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논란 여파로 분석된다. KCGS는 2021년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춰 모범 규준을 개정하면서 회사를 둘러싼 부정적 이슈에 대한 평가를 강화했다. 또 이사회 리더십과 책임성 부분도 강조됐다.

KCGS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측면이 중요해지면서 그에 맞춰 심화 평가 부문이 개정됐다"며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지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정된 KCGS의 'ESG 모범 규준'은 인적·소송·규제·평판·공급망 등 비재무 부분의 위험에 대한 책임은 이사회에 있으며, 기업은 이에 대한 원인과 대응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1년 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으로 촉발된 조직문화 논란이 커지면서 경영진이 교체된 사건을 겪었다. 이 직원은 업무상 스트레스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은 해임됐고, 방조자로 지목된 최인혁 네이버 COO(최고운영책임자)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최 전 COO는 겸직했던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 등에서는 물러나지 않으면서 논란이 한번 더 불거졌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알면서도 방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한성숙 당시 대표는 2021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타를 받고 고개를 숙였다.

네이버의 ESG 정기 평가에서 두드러진 점은 지배구조(G) 부문의 평가 하락이다. 환경(E)과 사회(S)는 전년과 동일하게 A등급을 유지했지만, 지배구조(G) 부문은 A+에서 A등급으로 한 계단 내려왔다. KCGS의 지배구조 평가 기준은 △이사회 리더십 △주주권 보호 △감사 △이해관계자 소통 등이다. 규범이 개정되면서 특히 이사회의 리더십과 책임성 부분이 강조됐다.

네이버의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표를 살펴보면 2021년 보고서를 기준으로 이사회 관련 항목인 '집중투표제 채택'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의 이사 선임 때 주주에게 1주에 대해 선임할 이사의 수에 해당하는 복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방법이다. 복수의 의결권을 1인 또는 여러 명의 후보자에게 집중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집중투표제는 3%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요청할 수 있다. 상법은 집중투표제도를 강제하고 있지만 회사가 정관을 통해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면 이를 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집중투표제는 2018~2020년 평균 채택률이 5% 내외로 집계될 정도로 채택률이 낮다. 해외 투기자본으로부터 경영권 방어할 수 없어, 경영 안정성 저하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SG 등급 하락은 기업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불리하게 영향을 미친다. 국내외 기관들은 각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ESG 등급을 참고한다. 각 은행은 ESG 대출 상품을 운용하는데, 여기서 금리를 결정하는 것도 각 사의 ESG 등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의 ESG 등급은 투자 유치 등에 중요한 요건"이라며 "등급이 하락하면 그만큼 자금조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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