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높이고 거래세 낮출 필요
대출 문턱 더 낮춰야 미분양 해결
수도권 규제 해제, 단기 효과 적어
지난해 부동산 빙하기의 여파가 올해도 이어질까. <아시아투데이>는 신년기획으로 3명의 전문가와 인터뷰를 통해 올해 시장 전망을 짚어봤다. 이들 전문가의 시장 진단과 집값 전망은 달랐지만, 올해 추가 금리 인상 여부라는 외적 요인과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데 공통된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 올해 집값은 어떻게 될까.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이하 서) : 고금리와 글로벌 경제위기 지속 등 대내외적인 환경 요인으로 인해 하향 안정기조를 보일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하 이) : 정부의 정책 방향이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내세우고 있어 새해에도 이런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이하 권) :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금처럼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다. 이후 고금리 적응 시기를 거쳐 주택시장 바닥론이 확산되면 하반기에는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하향 분위기가 강하다. 다만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다소 나아질 것이다.
- 올해 주택시장에서 눈여겨 볼 만한 변수로는 뭐가 있겠나.
▷서 : 결국은 미국의 고금리가 언제 고점에 도달하느냐 것이다. 이게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미국이 금리를 낮추게 되면 당연히 한국도 금리를 낮춰야 하니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를 꼽으라면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이 야당의 협조를 어느 정도로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여부가 될 것이다.
▷이 : 정부 정책이다. 언제 바뀔지 예단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면 더욱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권 : 현재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금리다. 따라서 정부가 금리 정책을 어떻게 펼쳐 나가는 지를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금리가 정리돼야 수요자들이 주택 구매 심리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주택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실종된 상태다. 분양시장도 얼어붙었다. 주택 거래 및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서 :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 재산세 등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의 전면적인 조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당장 시장이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 세금 부담을 낮추는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한시 배제, 임대차시장 안정화 방안, 세제 정상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 등이 나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체감하지 못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은 거래 위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과감한 대출 규제 완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권 : 고강도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나와야 한다. 분양시장의 경우 중도금 대출 문턱을 낮춰야 한다. 현재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과거 지방 미분양 주택 구입시 주택 수에 포함시키지 않거나 5년 보유 후 팔 때 양도세 비과세 등으로 미분양을 해소한 적이 있었다. 이 같은 조치가 없이는 계속 미분양이 적재될 가능성이 크다.
-빠르면 올해 초 서울과 과천·성남(분당·수정구)·하남·광명시 등 남아 있는 부동산 규제지역 일부가 추가로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 주택 거래시장이 살아나겠는가.
▷서 :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단기간에 활성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 경착륙 방지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 :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목표로 획기적인 규제 완화와 함께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규제지역 해제 등이 실행된다면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주택 수요 선호도가 높은 곳은 집값이 오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집값이 정체 또는 하락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 양상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 : 규제지역에서 풀릴 경우 분명히 주택 거래는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고금리 여파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