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13.3% 등 '39개 품목' 일제히↑
한 번 오르면 쉽게 꺾이지 않아 우려 커
정부 "추가 정책과제 발굴 총력 대응"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1월 외식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상승했다.
올해 1월 5.5% 기록한 외식물가 상승률은 2월부터 4월까지 6%대를 맴돌았지만 5월에 7%대로 올라선 후 6월 8.0%, 7월 8.4%, 8월 8.8%, 9월 9.0%, 10월 8.9%, 11월 8.6%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물가 조사 대상인 39개 외식 품목들이 모두 상승했다.
남녀노소 즐겨 찾는 자장면이 13.3% 오르며 모든 품목 중 가장 많이 올랐다. 대표적인 서민 외식 메뉴인 칼국수(11.6%)와 해장국(11.8%), 갈비탕(10.4%), 삼겹살(10.1%)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젊은 층이 즐겨 찾는 김밥(12.6%)과 라면(12.4%), 햄버거(12%), 떡볶이(11.7%)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가공식품도 상황이 비슷하다. 11월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9.4% 올랐다. 2009년 5월(10.2%)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전월(9.5%)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는 73대 조사 품목 가운데 71개가 올랐다. 특히 식용유가 1년 전보다 43.3%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곡물·팜유·원유 등 올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밀가루 가격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 불안으로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년보다 36.1% 올랐다.
이 외에도 부침가루(28.5%)와 국수(28.1%), 빵(15.8%), 스낵과자(14.5%), 라면(12.6%) 등이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이 한번 오르면 잘 내리지 않는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 전체 물가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5.0%)은 5%대를 유지했지만 전월보다는 0.7%포인트 둔화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꺾이고 석유류가 지속해서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월 농축수산물은 0.3% 올라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크게 둔화했다. 농축수산물의 전체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전월 0.46%포인트에서 11월 0.03%포인트로 줄었다. 석유류도 5.6% 올랐지만 전월(10.7%)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대폭 낮아졌다. 석유류는 지난 6월 39.6%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물가상승률 기여도도 0.27%포인트에 불과했다.
반면 외식의 전체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지난 1월 0.69%포인트에서 11월 1.10%포인트로 확대됐다. 가공식품 역시 같은 기간 0.36%포인트에서 0.81%포인트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전체 물가상승률 중 외식과 가공식품의 기여도 비중이 약 40%에 달했다.
김희재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연말·연초 제품가격 조정,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에 따른 물류 차질 등 대내외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돼 있어 계속해서 (물가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는) 물가안정 기조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추가 정책과제 발굴 및 시행 등 총력대응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