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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는 스마트폰과 같이 주기적으로 성능을 업데이트해 시간이 지나도 항상 새 차를 구입한 것처럼 최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로 미래 모빌리티의 출발점이자 핵심 열쇠다. 현대차와 기아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한다고 밝힘에 따라, 그룹 소프트웨어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에버의 발걸음도 분주해 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스위스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룩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MIS)을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국제부품박람회(IZB)에서 공개했다. IZB는 폭스바겐그룹이 주최하는 박람회로 현대모비스가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가 개발한 MIS는 차량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운전자 개인의 비서 기능, AI 기반 맞춤형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관련 기능을 통합 제어하는 플랫폼으로 미래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주요 기능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IT·금융·자동차 분야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룩소프트와 협업해 그룹의 SDV·자율주행 전략에 기여하는 동시에 미국·유럽 완성차 고객도 확보한다는 목표다. 앞서 룩소프트는 LG전자와도 협업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소프트웨어 관련 경력직 채용을 8차례 단행하며 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주 차량 소프트웨어 품질을 원격으로 시험할 수 있는 가상 검증 플랫폼을 공개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가 공개한 차량 소프트웨어 가상 검증 기술을 활용하면 실물 제어기·차량 기반 검증에 비해 다양한 환경을 모의 실험해 성능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테스트를 동시에 하거나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품질 검증 범위·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성운 현대오토에버 상무는 "가상 검증 기술은 SDV 시대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차량의 완성도를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이미 국내 유일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을 개발해, 아이오닉6·제네시스 G90 등에 적용한 노하우를 갖췄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카 운영체제 개발·고도화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토에버역시 올해 1·3·4분기 세 자릿수 채용에 나서며 날로 비중이 커지는 소프트웨어 사업 확장 준비에 나섰다. 현대오토에버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임직원은 총 4003명으로 지난해 말(3613명)보다 11% 가량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양사의 소프트웨어 사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국내에 '글로벌 SW 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포티투닷(43dot)'을 인수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차는 소프트웨어 역량이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며 "이미 현대차가 2025년부터 모든 차량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을 발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