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소비심리 둔화"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형 유통주인 신세계,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등은 연초 대비 14~2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코스피 오름세로 인해 전 거래일보다는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 유통주는 일제히 지난 28일 대비 크게 하락했다. 신세계가 21% 하락해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으며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등도 줄줄이 급락했다.
올 들어 유통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소비심리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9월 전산업생산지수는 117.0으로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이로 인해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6월부터 소비는 8월을 제외하고 모두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심리는 올 들어 본격화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해 크게 둔화됐다. 게다가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중국 봉쇄 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주말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 참사에 따른 단기적 소비심리 둔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오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됨에 따라 이태원의 상점 100곳 이상이 휴점에 동참했다. 또한 참사 애도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각종 행사의 취소, 연기 사례가 줄잇고 있다. 지자체들은 국가 애도기간 불요불급한 행사는 원칙적으로 열지 않을 방침이다.
전국 곳곳에서 예정됐던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여가문화 관련 지출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는 아무래도 세계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겠지만 여가문화 생활이 급감하면서 단기적으로 소비심리 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증권가에선 더딘 경기 회복에도 소득 양극화가 지속되며 백화점과 편의점 산업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딘 경기 회복에도 소득 양극화가 지속되며 백화점 산업은 6.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백화점 3사는 연평균 5.9%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라 가성비 소비 또한 하나의 소비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며 "즉석식품과 가정간편식(HMR) 등 외식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제품들의 양호한 매출 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