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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나선 시정연설에 야당이 아예 본회의 입장을 하지 않고 전면 보이콧 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또 다른 헌정사의 비극을 낳게 됐다"고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방금 전 대통령의 시정 연설을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듣게 됐다"면서 "20여년 정치활동에서 처음 보는 광경"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민주당 입법독재가 임계점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의 범죄 혐의를 은폐시키기 위해 절대다수의 입법권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정쟁으로 이어지고 정치의 본령인 대화와 타협은 실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여년 정치하면서 대통령의 새해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이렇게 무성의하게 야당이 대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선택사항, 재량사항이 아니라 의무이고, 국민을 향한 연설"이라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오히려 정의당이 민주당보다 성숙해보이는 그런 결과가 됐다"며 "대통령의 1년에 한 번 있는 시정 연설, 새 살림에 대해 국민께 보고드리는 새 정부의 첫 국회 시정연설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제1야당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시정 연설은 헌법 제81조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이자 국회법 제84조에 명문화된 절차"라며 "169석의 거대 의석을 힘자랑하듯 또 다른 헌정사의 비극을 낳게 됐다. 헌정질서에 대한 안하무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의 시정연설 보이콧은 스스로 국민의 대표임을 보이콧한 것"이라며 "과연 이재명 대표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 '방탄막이'가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의 기본 책무까지 포기할 정도로 가치 있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과거 6.25 전쟁의 전시 상황에서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은 진행됐다"면서 "누구도 민주당에 국회 시정연설을 거부할 권한을 주지 않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민주당의 시정연설 거부와 본 회의장 앞 이재명 구하기용 피켓팅은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私黨)' 선언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마치 시정연설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특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치 사안과 연결 지어 보이콧을 선언하는 것은 너무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 법상 책무마저도 버리는 행태"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