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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이사회 구성원과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첨단기술과 디지털 전환에 대한 경영진과 이사회의 인식 차이' 리포트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기술투자와 디지털 전환에 대해 경영진과 이사진들 사이에는 극명한 인식 차이가 있었다. 대부분의 분야에 있어 이사진들보다 경영진들의 인식 수준이 약 20%까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딜로이트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 이사진들이 자기 조직의 기술 수용과 투자 상황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경영진과 이사회의 인식 전환 없이는 기업이 첨단 기술과 디지털 전환 중심의 기술집단으로 거듭나기 어렵다"고 전했다.
기업 이사회의 디지털 전환 인식은 경영진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80%의 응답자 중 약 절반이 기술 안건에 대해 '경영진에 도움을 청하거나 외부의 도움을 받는다'고 답했다. 경영진과 외부 전문가들은 '이사진 4명 중 1명 정도만 기술 안건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친환경 기술 영역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경영진의 디지털 인식은 이사회보다 높았다. 인력 기술 역량 개선에 대한 투자 필요성에 대해서는 경영진의 61%, 이사회의 49%가 동의했다.
경영진은 이사회의 디지털 전환 인식에 대해 회의감을 보였다. 경영진의 41%가 '이사회가 기술관련 문제에 충분히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이사회가 의사결정 단계에서 지나치게 외부에 의존한다' '이사회 구성원들은 기술 지식이 부족하다'등이 뒤따랐다.
리포트에 따르면 기업 이사회는 기술 리더십 신뢰도가 낮아 관리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사진의 36%, 경영진 중 39% 만이 기술문제 이해와 해결에 자신감을 보였으며, 이사진과 경영진들 10명 중 1명은 본인이 기술 리더가 될 자격이 없다고 대답했다.
기업의 전략과 실제 기술의 연계성이 낮은 것도 문제다. 경영진과 이사진 10명 중 3명은 '기술이 조직의 전략과 연계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이사회 31%가 '제대로 된 보호가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딜로이트는 "이사회가 디지털 전환에 대한 문제를 경영진에게 필요 이상 전가하는 패턴도 잦다"고 전했다. 기업내 이사회의 존재감이 더욱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딜로이트는 이사회가 기술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려면 기술과의 교집합을 넓히는 것이 필수라고 분석했다. 이사회에 대한 기술 교육이 필요함은 물론, 이사회 자체가 기술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상시적인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사회의 66%가 "이사회 구성원에게 기술 트렌드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진의 61%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이사회가 기술 현안 등에 더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사회의 60%, 경영진의 61%는 "이사회가 다양한 기술 안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총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회와 기술 사안의 간격을 극적으로 좁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영진의 54%는 "기술 사안을 이사회의 상시 의제로 정하고 기업 책임자들이 이사회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성 한국 딜로이트 그룹 전무는 "앞으로 이사회는 기술 이해도와 참여도를 높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을 통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본 조사 결과가 이사회로 하여금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필요한 시점에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단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