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1기 신도시 집값 ‘뚝뚝’… “억대 낮춰도 안팔려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21017010007884

글자크기

닫기

정아름 기자

승인 : 2022. 10. 17. 17:18

정부, 재정비 특별법 내년 2월 발의
정비계획안까지 내놔
아파트값은 5주째 하락…분당, 다섯 달새 3억원 떨어져
대출 이자부담에 매수자 매입 꺼려
부동산
정부가 분당·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파트 매매시장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원 넘게 낮춘 급매물도 내놓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가격만 계속 떨어지는 분위기다.

1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추석 연휴 영향으로 잠시 보합으로 전환했다가 이후 줄곧 하락세다. 1기 신도시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9월 셋째주(16일 기준) 보합에서 하락(-0.05%)으로 전환한 뒤 10월 둘째 주(14일)까지 5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달 9일 추석 연휴 직전에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내년 2월 발의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1기 신도시 정비안까지 내놨지만 집값 반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른 주택 매매 심리 위축으로 거래가 뜸하자 매도 호가(집주인들이 팔려고 내놓은 가격)도 연일 하락세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호가가 14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 아파트는 당초 호가가 15억9000만원이었지만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으면서 지금은 1억4000만원으로 내려갔다. 급매물은 13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최고가는 지난달 5월 팔린 16억5000만원이었다. 불과 다섯달 새 2억~3억원이 빠진 셈이다. 서현동 A공인 관계자는 "호가를 낮춘 매물이 여럿 나와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집값 추가 하락 우려로 매수세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일산신도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70㎡형은 9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지난달 6일 같은 면적의 아파트는 9억8000만원에 팔렸다. 한 달 보름도 안돼 집값이 8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평촌신도시도 실거래가보다 싼 가격에 매물이 많이 나와 있지만 거래는 여의치 않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푸른마을 인덕원 대우아파트 전용 60㎡형은 호가가 7억원 선이다. 같은 면적의 마지막 거래가는 지난달 29일 7억3000만원이었다. 평촌동 B공인 관계자는 "싼 가격에 매물이 나왔지만 대출 이자 부담 등으로 수요자들이 선뜻 매입을 결정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여경희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정비사업이라는 호재를 안고 있는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 시장도 금리 인상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대형 호재가 없는 한 지금과 같은 시장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아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