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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0분부터 카카오톡과 포털 사이트 '다음'을 비롯한 다수 카카오 서비스에서 16일 오전께까지 오류가 이어졌다. 카카오가 입주한 SK C&C 데이터센터에 난 화재로 서버 서비스 전원이 차단되면서 발생했다.
카카오톡은 화재가 완전히 진화된 후에도 2시간여가 지나서야 조금씩 복구되기 시작해 이날 새벽 1시 경 메시지 수·발신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오전 8시까지도 사진·동영상 전송, PC카톡, 톡채널 등은 이용이 불가능 했다. 카카오 서비스 중단, 오류 사태는 이날 SK C&C 데이터센터에 전원 공급이 재개되면서 복구됐다. 같이 입주한 네이버도 검색·뉴스·쇼핑 등 서비스 일부 기능에 오류가 생겼다가 복구됐다.
SK C&C 판교데이터센터에는 카카오뿐 아니라 네이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이 입주해 있다. 입주사 중에 카카오가 특히 오랜 시간 먹통 사태를 빚으면서 카카오의 실시간 백업체계와 재난 장애 메뉴얼 등 모두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카카오는 네이버와 달리 현재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없이 목동 KT 데이터센터와 판교 SK C&C 데이터 센터 등을 빌려 쓰고 있어 백업, 복구가 원활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용자가 이용하는 IT서비스는 여러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분산하는 이원화 작업을 통해 비상사태에 대비한다. 이원화 작업으로 지진, 화재, 테러 등으로 특정 데이터센터가 멈췄을 경우를 가정해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데이터 서버를 분산하고 실시간 백업체계를 갖춘다.
카카오의 애초 이원화 시스템이 부실했거나 재난 대응 메뉴얼도 제대로 갖췄는 지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와 대조적으로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 쇼핑, 스마트스토어 등 일부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지만 데이터센터 이원화를 통해 대부분 정상 가동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는 모든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센터에 분할 백업하고 있으며,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틀간 진행된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는 카카오톡이 출시된 2010년 이후 사상 최대 기간의 오류이다. 앞서 지난 2021년 3월 23일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앱 실행이 중단되는 오류로 카카오톡과 네이버 앱을 포함한 특정 앱의 작동이 약 7시간 동안 멈춘 사례가 있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 서비스 대부분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에 사실상 '디지털 재난'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이용자는 "화재 한 번에 모든 서비스 셧다운이라니 21세기 초연결사회 대기업 서비스라는 건 생각보다 취약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은 메신저 기능 뿐만 아니라 정보 검색, 결제·송금 기능, 메일 등 IT 기능을 모두 갖고 있는 포털 서비스 성격을 갖고 있다. 또한 여기에 정보 교유와 커뮤니티 성격을 가진 단체카톡방등이 활성화 돼 있으며, 온라인쇼핑몰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소통 채널로서 이용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번 사태로 지난 2018년 11월 24일 발생했던 KT 화재 사건을 떠올리기도 했다. 당시 오전 11시10분경 서울 중구와 용산구, 마포구, 서대문구의 KT 통신이 화재로 끊기면서 지역의 이동통신 외에 초고속인터넷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IP)TV, 카드결제단말기 등에 장애가 발생했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를 포함한 많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