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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톡톡]유튜버와 ‘먹방’찍은 최원석 BC카드 사장…울릉도 상권 살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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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2. 07. 17. 17:52

비씨카드 40주년 맞아 지역 상권 살리기 나서
울릉도서 카드 매출 70%, 이용건수 60% 넘게 증가
최원석 사장, 유튜버와 '먹방'찍으며 MZ세대 대상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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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릉도에서 유명해진 카드사 CEO(최고경영자)가 있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가 한창이던 울릉도를 방문해 "상권을 살려보겠다"며 상인들과 약속한 뒤 1년 만에 울릉도의 카드 매출을 70%까지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청바지에 주황색 캡모자를 쓰고 먹방 유튜버와 함께 새우 100마리, 소고기 50인분을 먹으면서 일명 '깻잎논쟁'도 벌였다.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초 출생)에게 울릉도의 맛집은 물론 숙박과 렌터카 등 할인 혜택을 직접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의 별명은 '원스틴(Onestein)',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이다.

다른 지역도 아닌 울릉도의 상권을 살려보겠다고 한 건 취약 가맹점의 지원책을 고민하던 한 직원으로부터 시작됐다. 경북 울릉군의 경우 섬 지역 특성상 관광객이 줄어들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울릉도를 대상으로 '상권 살리기'와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울릉도의 취약 가맹점을 위해 비씨카드 내부에선 마케팅 조직과 고객사팀, CSR팀 등의 직원들로 '에자일(agile) 조직'이 꾸려졌다.

최 사장은 평소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듣고 의사결정을 진행해왔는데, 이번 울릉도 살리기 프로젝트도 이 자리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는 여러 임원들을 거쳐 내부 승인을 받아야 결정됐던 의사결정 과정이 단숨에 짧아졌다. 최 사장이 취임 당시부터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직원들끼리 별명을 부르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온 덕분이었다.

울릉도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까지는 쉽지만은 않았다. 직원들은 미리 현장을 찾아 지역 상인들과 업무 협의를 진행해야 했지만, 비가 오거나 바람이 거센 날이면 배를 타지 못해 현장에 갈 수 없었다. 이에 날씨가 맑은 날에는 엄청난 강행군이었다고 한다. 강릉에서 배를 타고 가기 위해 전날 저녁부터 강릉에 도착해 다음날 아침 배로 울릉도에 들어간 후, 그 다음날까지 관계자들과 미팅하는 무박 2일(?) 일정이었다.
MZ세대의 주목을 받기 위해 유튜버와의 협업도 진행했다. 19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나름'과 진행한 먹방에서 최 사장과 비씨카드 직원들은 독도새우와 소고기 먹기 대결을 펼쳤다. 평소 직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고기 굽기 담당'을 자처한다는 최 사장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깻잎 논쟁(자신의 애인이 젓가락으로 다른 이성의 깻잎을 떼어줘도 되는지에 대한 논쟁)'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지 않냐"며 나름 쿨한(?) 입장도 밝혔다.

유튜버와의 협업 배경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해야 한다는 최 사장의 생각에서였다. 사실 울릉도를 방문하는 관광층은 대부분 고연령층이지만, 'MZ세대가 자주 방문해야 상권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하에 인플루언서(Influencer)와의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한다.

최 사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나름tv'와의 먹방 영상은 17일 현재 조회수가 33만4000건에 달한다. 상권 살리기 이벤트 기간 중 울릉도의 카드 매출은 70%, 이용 건수는 63%가 증가했다. 비씨카드는 상권은 물론 고객의 연령과 업종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치화해 가장 시급하게 상권 회복이 필요한 지역을 지정하고 매출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울릉도에 이어 두 번째 상권 활성화 지역은 부산이다. 비씨카드는 이번에도 유명 유튜버와 함께 부산의 남포동과 자갈치 시장 등을 직접 방문해 여행코스를 소개하는 등 홍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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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비씨카드 사장(가운데)과 임직원들이 울릉도 바다에서 쓰레기를 주으며 환경보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제공 = 비씨카드
비씨카드 관계자는 "비씨카드가 올 해로 40주년을 맞이한 만큼, 지금까지 함께 성장해온 가맹점주들을 위해 '상권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울릉도에 이어 다른 지역 상권에도 매출이 증가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등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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